21세기 키워드는 ‘종자’다

    기고 /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 / 2012-08-02 15: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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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이석영 연구관

    [시민일보] 얼마 전 아들이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을 필자에게 보이며, 신나게 자랑을 했다.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검색뿐만 아니라 TV시청, 은행업무, 예약 등 거의 모든 일상 업무를 손 안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참 새롭고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하지만 IT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인류의 생존에 필수인 식량문제 해결과 영양이 풍부한 음식 제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어떨까? 정보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가장 기본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인류의 생존, 건강과 직결된 산업인 농업의 중요성은 실로 크다고 하겠다.


    농업유전자원은 지구와 함께 40억 년 동안 진화하여 축적된 생명체로서 실질적, 잠재적 가치를 지닌 유전물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종자’가 있다. 최근 들어 종자는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재인식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종자산업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농업 관련 종자시장의 규모는 약 700억 달러이며, 종자산업의 성장에 따라 유전자원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은 상업용 품종의 배타적 권리를 인정하는 국제협약으로 69개의 국가가 UPOV의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연간 1만여 품종이 새롭게 배타적 권리를 획득하고 있다. 50번째 회원국인 한국은 현재 약 160억 원에 달하는 종자 로열티를 해외에 지불하고 있다. 우리 농가에서 재배하는 고추,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를 포함하여 과일과 화훼 등 대부분의 작물은 외국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들여오는 실정이다. 이제 종자는 거대한 로열티 시장을 형성하는 독점적 권리인 동시에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으로 각광받게 된 것이다.


    둘째, 종자는 천연물 신약 개발의 보고가 될 수 있다. 천연물을 이용해 만든 약은 합성 약보다 부작용이 적다. 가장 대중적인 해열진통제인‘아스피린’, 신종플루의 해결책인 ‘타미플루’는 모두 천연물로 만든 신약이다. 이러한 천연물 신약은 투자효율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신약을 1건 개발할 때마다 연간 1조원~2조원의 매출을 창출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타미플루’의 2009년 매출액은 약 20억 달러로 전년대비 4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우리나라도 미래 산업을 이끌 선도 기술 분야로 ‘천연물 신약 개발’을 선정하고 2020년까지 10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커피나무의 종자인 커피콩을 볶아서 커피를 만들고, 코카나무 잎의 추출물과 콜라나무 열매로 콜라를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렇듯 종자는 기호식품으로도 애용되며,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앞으로 다양한 신품종이나 신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종자는 21세기의 국부를 창출할 주요 소재가 될 것이다.

    더욱이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CBD)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한 ‘유전자원의 접근 및 공평한 이익공유(ABS, 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Sharing)에 관한 국제규범’에 따라 앞으로는 유전자원의 소유권이 있는 국가와 상품 이익을 공유해야 하므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종자의 주권화 작업이 꼭 필요하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2017년까지 세계 5위 유전자원 강국 실현을 목표로 삼고 천연 의약 소재, 기능성 신소재, 바이오 에너지 작물 등과 같은 유전자원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나의 좋은 종자는 전 인류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소중한 종자의 가치를 알고 보존하여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나노공학(NT) 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의 신물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닦아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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