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 주민센터, 전통미 살린 한옥에 미래를 담다

    기획/시리즈 / 이나래 / 2012-08-15 14: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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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마루, 서까래, 사주문까지 그대로 복원…관광명소로도 기대
    [시민일보] 보란 듯이 크게 지은 통유리 건물.
    최근 국내에 새로 지어지는 관청 건물의 건축 트렌드다.
    안이 훤히 내다보이는 건물은 공공행정의 투명성을 상징하는 것이 본래 의도였지만, 안타깝게도 냉난방 효율이 떨어져 예산 낭비의 상징이 돼버렸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한 동 주민센터가 전통 한옥으로 청사를 리모델링해 눈길을 끈다.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혜화동 주민센터는 지난 2006년 이미 구가 매입한 개인 주택을 그대로 한옥청사로 개청해 이목을 끌었으나,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보수가 필요했다. 이에 지난 1년간 보수 및 복원작업을 거쳐 전통이 살아있는 한옥청사로 다시 주민들 곁에 돌아온 것.
    게다가 이번 개청한 혜화동 청사는 기존 명륜 3가동을 혜화동과 통합해 탄생한 청사여서 주민들에게 더욱 의미가 크다. 오랜 협의 끝에 명륜 3가동과 혜화동이 하나의 ‘혜화동’으로 통합되면서, 혜화동 주민센터는 기존 명륜 3가동 주민들까지 끌어안게 됐다.
    ◆ 1930년대 지어진 한옥이 전통 한옥 청사로
    혜화동 한옥청사는 2006년 11월, 전국 최초의 한옥 동주민센터로 지어져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 건물은 1930년대 지어진 개인 소유의 근대 한옥이었으나, 구가 동 주민센터 대상 건물로 매입해 청사로 꾸며 개방했다. 오래된 건물이어서 변형된 부분이 많았고, 혜화동이 갖는 전통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구는 지난 해 7월부터 복원공사를 시작했다.
    복원 결과 혜화동 주민센터는 주민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는 낮은 담장, 전통 서까래와 사주문은 물론 마당까지 갖춘 국내 유일의 전통 한옥 청사로 다시 태어났다.

    사랑방과 대청마루, 기둥과 서까래, 사주문, 담장, 나무 한 그루에 이르기까지 한옥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담겨 주민들을 맞이하게 됐다.
    ◆ 주민의 사랑방으로 재탄생한 혜화동 주민센터
    혜화동 전통 한옥청사는 주민들의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곳 뿐 아니라 사랑방으로도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구는 향후 혜화동 주민센터에 다도 교실과 특산물 장터, 전통 문화 전시를 추진해 주민들에게 안방 같은 곳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곳은 ▲민원서류 발급과 복지업무 등을 수행할 민원실 ▲다도교실 등 전통 프로그램과 한옥청사 특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사랑방,대청 ▲향토 장터 운영 및 전통문화 전시에 활용될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외관 뿐 아니라 기능 면에서도 전통을 구현하겠다는 김영종 종로구청장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 명륜3가동과 혜화동을 통합한 통합청사
    한편, 이번 혜화동 전통 한옥청사 개청에는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명륜3가동과 혜화동의 통합에 따른 통합동주민센터라는 점이다.
    종로구는 주민이 행복한 통합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모았으며, 주민들도 이에 양보와 타협을 아끼지 않았다.
    통합동 명칭은 전국 유일 동명인 혜화동으로 결정됐다(‘명륜동’이라는 동명은 종로구 외 강원도 원주 등 전국 6곳이 쓰고 있다).
    종로구는 동 통합에 앞서 지난 5월 기존 명륜3가동 청사에 임시진료소를 우선 개소했으며, 서울시를 수차례 방문, 설득한 결과 이곳에 어린이집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혜화동 전통 한옥청사는 국내 유일의 한옥 동주민센터로 그 어느 곳보다 종로구에 어울리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여기에 주민의 화합이라는 큰 의미가 담겨 더욱 소중하고 아름다운 공간이 되었으며,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통옷을 입고 다시 태어난 혜화동 한옥청사가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또 후손들에게 길이 기념될 역사적 건물로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사진 설명 =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는 최근 1년간의 복원 끝에 전통 한옥 외관을 갖춘 청사로 재탄생했다. 사진은 혜화동 주민센터의 외관(위)과 사랑방 내부(아래).
    이나래 기자 wng1225@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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