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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 정동에서 레스토랑 오픈을 앞둔 김 모씨는 개업식을 어떻게 하면 뜻깊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인근 동 주민센터에 있는 팜플렛을 보고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김씨의 개업식날 레스토랑 정문에는 쌀 30포가 수북히 쌓였다.
이처럼 중구에서 개업하는 곳마다 입구에 쌀포대가 가득 놓여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중구에 위치한 동대문패션타운에 새로운 대형패션몰이 들어설 때마다 화환 대신 쌀을 받는 것은 동대문 상인들 만의 불문율일 정도다.
이렇게 모인 쌀들은 모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중구 '드림하티(Dream Hearty)' 사업에 기증되고 있다.
이에 <시민일보>가 중구의 '드림하티 사업'에 대해 살펴본다.
◇'드림하티' 저소득층 자활ㆍ자립지원을 위한 신개념 맞춤 복지
구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 다양한 복지 수요 증가에 대비해 새로운 계층별 맞춤형 복지모델인 '드림하티 프로젝트'를 지난 3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드림하티'는 저소득층에게 미래의 꿈(dream)을 실현해 자립ㆍ자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구 캐릭터인 하티(hearty)라는 의미로, 기존에 추진해 오던 중구 사회안전망인 ‘행복더하기 사업’을 개선한 새로운 신복지 개념이다.
단순 성금품 지원 위주에서 계층별ㆍ지역별 복지 욕구에 따라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기부와 자원봉사 등 민간참여를 활성화하고, 일자리 제공까지 확대해 자활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목표다.
이에 구는 계층별ㆍ지역별 특성에 맞는 ▲차상위ㆍ취약계층 생활보장형 ▲빈곤탈출 자활ㆍ자립형 ▲주거환경 개선형 ▲자존감 향상형 ▲수혜자 봉사 환원형 등 5가지 맞춤형 복지 모델을 설정 운영하고 있다.
'드림하티'의 참여는 정기후원ㆍ결연 사업은 물론 쌀 후원, 재능기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쌀 후원을 통한 '드림하티' 참여
쌀을 후원하게 된 것은 지난 2004년 12월 동대문패션타운에 위치한 성우물산이 신축 사옥 준공식때 받은 쌀 330포를 중구 행복더하기에 기증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중구에서 축하 화환 대신 쌀을 받는 문화가 조금씩 자리잡히고 있다.
일례로 강북의 대표적 공연장인 충무아트홀 개관식때 화환 대신 쌀 622포를 받아 622명의 저소득 주민들이 혜택을 받았다.
또 중구에 위치한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치룬 가수 주영훈과 배우 이윤미는 지인들에게서 축하 화환 대신 쌀을 받아 40kg짜리 쌀 40포를 중구에 기증하기도 했다.
중구 드림하티 후원을 적극적으로 해 온 우리은행은 행장이 취임할 때마다 받은 쌀을 중구에 기증하는 것은 이미 관례가 됐다.
또 구청 간부들의 승진 전보 인사시 사무실에 난 대신 쌀이 쌓여 있는 모습은 중구 직원이라면 전혀 낯설지 않다.
특히 중구청장 취임식은 화환으로 뒤덮힌 다른 구와 달리 쌀로 가득한 취임식으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중구가 이렇게 쌀을 모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일반인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신당동에서 빵집을 연 이 모씨는 개업식때 축하 난 대신 10kg 쌀 10포를 중구에 기탁했다.
핸드폰 전문점을 개업한 장 모씨도 10kg과 20kg 쌀 12포를 중구에 기증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구가 기증받은 쌀은 10kg 7만706포로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14억1411만원에 이른다.
서울시내 초등학생 53만5948명(2011년 기준)에게 한 달 동안 점심을 제공할 수 있는 양이다.
이 쌀들은 모두 지역내 저소득 주민들에게 제공됐다.
최창식 구청장은 “1회성으로 끝나는 화환보다는 정성을 담고 또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쌀을 주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면서 “이런 쌀을 포함해 드림하티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드림하티'의 전신 '중구 행복더하기'
중구는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가정을 빈곤ㆍ질병, 실업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사업으로 기초자치단중 전국 최초로 중구가 지난 2004년 9월부터 ‘중구 행복더하기 사업’을 시작했다.
1300여명의 구청 직원 한사람 한사람이 차상위계층과 결연해 관심과 사랑을 나누고 실천하는 1직원 1가정 보살피기 운동을 추진했다.
천국 최초의 방문간호사 1인 1동제, 사회안전망 구축 사업에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을 접목시킨 새로운 개념의 복지서비스인 이웃사랑 1社 1洞 자매결연 등도 운영하여 복지행정의 새로운 모델이란 평을 듣고 있다.
올해부터는 ‘드림하티(Dream Hearty)’로 이름을 바꾸며 한단계 업그레드 해 단순 성금품 지원 위주에서 계층별ㆍ지역별 복지 욕구에 따라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규태 기자 pkt10@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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