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박근혜 후보가 지난 24일 과거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용기 있는 기자회견이었다'는 좋은 평가가 나오는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진정성이 부족했던 거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과 민주통합당 우상호 최고위원은 25일 각각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YTN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박 후보의 과거사 발언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정현 최고위원= 새누리당 공보단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이정현 최고위원은 “박근혜 후보가 한마디로 사과했다고 해서 이제 이것이 끝이다, 종결이다, 해결됐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당사자들이나 또 피해를 본 가족들의 아픔, 상처나 고통이 어떻게 말 한마디로 해결이 되겠느냐”며 “박근혜 후보 자신도 대통령을 아버지로 둔 딸로서 아버지, 어머니를 그렇게 보내고 자신이 겪었던 고통, 아픔은 정말 한없이 바닥으로 내려가는 그런 느낌이라는 표현을 했었다. 저는 그 자세가 진정성이라고 보고, 앞으로 박근혜 후보도 얘기했지만 국민화합 대화합추진위원회를 만들어서 하나씩, 하나씩 그런 아픈 상처를 함께 치유해 가는 과정이 계속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혁당 유가족들이 박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며 "지지율 하락 만회하기 위해서 마지못해 한 사과 아니냐"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어제도 얘기를 했다. ‘그분들의 심정을 이해하기 때문에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런 과거의 아픔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했고, 또 지난번에도 ‘이런 아픔을 알기 때문에 그분들의 입장에서 그분들을 이해하고, 동의를 해 주신다면 찾아뵙겠다’고 얘기를 하신 적이 있다”며 “그 자체가 상처를 치유하고 남기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날 박 후보가 인혁당을 '민혁당'이라고 잘못 발음한 것을 두고 “진정성 부족한 것 아니냐”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 “시비를 하려고 하는 측, 더군다나 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를 정쟁으로 활용을 하시는 분들은 무슨 말인들 받아들이고 또 인정을 하려고 하겠느냐”며 “참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얼마나 긴장이 되고, 당사자 입장에서는 입에 침이 마를 일이겠느냐. 말이 꼬일 수도 있다. 잘못 읽을 수도 있다. 잘 아시다시피 인혁당 사건은 자신의 아버지와 관계가 없는 사건이다. 1980년대, 90년대에 있었던 일이고 그때는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안 계실 때 일이다. 그걸 고의로 그렇게 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그런 실수를 가지고 그렇게 시비를 걸고 문제를 삼는다면 정말 그건 너무 하는 일”이라며 “좀 심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철수 후보가 "깨끗한 선거 치르는 문제를 세 후보가 모여서 공개 논의를 한번 해 보고 국민들께 알리자" 3자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얼마든지 만날 용의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완전히 열린 마음으로 대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된다. 왜냐하면 그동안에 박근혜 후보가 혼자 외로운 외침을 해 왔다. ‘정말 네거티브 정치는 하지 말자. 정말 미래를 보고 그리고 국민들의 행복을 위하는 그런 정책 경쟁을 하자’고 수도 없이 얘기를 해 왔었고 정치쇄신을 하자 하는 부분도 얘기를 해 왔으나, 황야의 외침이었다. 왜냐하면 민주당이 그 부분에 대해서 따라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상호 최고위원= 우상호 최고위원은 “그동안 박근혜 후보가 거듭된 야당과 국민들의 역사인식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 버티고 있다가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국민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느냐. 늦었지만 역사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역사문제라는 것은 말로만 사과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피해자들이 있는 만큼 진상규명, 명예회복 이런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있을 때 우리가 그 진정성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박근혜 후보께서 구체적으로 앞으로 과거사 문제 진상규명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으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역사관이라는 게 일주일 사이에 확 바뀌고 그런 게 아니다”라며 “이게 과연 쇼가 아니라면, 최종규 교수 문제라든가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 이런 것들을 진상규명을 해야지, 피해자들이 있는데 말로만 넘어가면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가 ‘국민대통합위원회’구상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대통합위원회가 뭔가, 사실 그 실체를 정확히 말씀을 않으셔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왕이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위원회 이런 식으로 만들어 주시면 괜찮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재인 후보가 경선 직후의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 “안철수 후보에게는 뒤지고 있으나 박근혜 후보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조사가 나왔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분석”이라며 “박근혜 후보의 지지는 매우 견고하지만 정지돼있고, 문재인 후보는 상승세에 있다”고 해석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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