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귀환… 판 커지는 재보선 '야권연대' 난항 예고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3-03-06 15:27:00
    • 카카오톡 보내기
    安측, "야권 서로 존중, 각자 출마시켜야"
    野측 "상호경쟁 긴장 속 혁신하는 야당들 살아남는 과정 필요"
    與측 "출마 박수, 정치 새로운 지평 열듯"
    [시민일보]4.24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측과 민주통합당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둔 야권연대 성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힌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측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단일화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역시 이번에는 패배하도라도 안철수 신당과의 경쟁을 위해 야권연대에 목을 매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야권이 이처럼 팽팽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반면 새누리당측은 안철수 전 교수의 정치권 진입을 반기며 쾌재를 부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안철수측 입장=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 참여했던 배재대 정연정 교수는 6일 “야권단일화 방식으로는 거대 여당을 극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2년 4월 총선, 또 12월 대선에서 야권은 단일화프레임으로 계속 일관해 왔다. 민주 대 반민주 구도를 시정하기 위해서 야권단일화가 필수처럼 되어 버렸는데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진 못 했다”며 구도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교수는 또 ‘반여단일화로 선거를 치렀던 야권의 구도를 이번에는 그냥 각개전투로 가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안세력과 경쟁력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다"며 "야권은 이제까지 기계적 단일화에 많이 매몰되어 왔다. 그런데 서로를 존중하면서 경쟁하는 구도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런 측면에서 어떤 형태로든 서로 존중하면서 경쟁하는 그런 체제를 한번 시험해 보는 계기로써 4월 보선을 선택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교수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 선거에서 야권단일화보다는 야권이 서로 존중하며 각자 후보를 내는 방식을 선택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단일화를 안 하는 길을 택하게 될 경우, 이 지역 어려운 거 아니냐’는 사회자의 거듭된 질문에 정교수는 “이제까지 선거과정에서 야권이 해 왔던 기계적 단일화, 또 가시적 단일화는 여러 가지 잡음이 있었다"면서 "다만 실제로 이런 전체 구도를 놓고 보았을 때 어떠한 형태의 경쟁체제가 좋은 것인가에 대한 내부고민과 또 나름대로의 소통의 과정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연스럽게 과정으로써 후보단일화가 되면 거부할 리는 없지만 기계적으로 하는 그런 모습은 보이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안 전 교수가 노원병 출마를 선택한 것에 대해 “안철수 전 교수 입장에서 보면, 노회찬 전 의원이 갖고 있는 의미, 또 자신이 주장했던 정치개혁, 새 정치의 내용, 이런 것들을 결합을 시킬 수 있는 선거구에 대한 본능이 있었던 것”이라며 “그게 노원병이었고, 또 하나는 수도권의 민심은 여론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 전 교수가 다음 대선을 생각하는 분이라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어려운 곳으로 가서 살신성인 심정으로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 전 의원하고 붙어라’는 진보진영 일각의 주장에 대해 “타당성 있는 지적과 요구”라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안철수 전 교수보다는 문재인 의원이 직접적으로 계승 해서 성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안 전 교수가 출마지역을 바꿀 가능성에 대해 “그렇지 않다. 오히려 안철수 전 교수는 자신의 정치를 통해서 미래정치의 과제들을 차근차근 실행한다는 과정으로 노원병 출마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이른바 ‘안철수 신당’ 작업에 대해 “개인적으로 계속 그걸 주장하고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안철수 전 교수의 입장을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역 의원들의 안철수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 “사전에 그것을 전제로 신당창당을 고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좋은 정당이 만들어지면 알아서들 오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 안 전 교수가 정치컴백의 무대로 이번 4월 재보선을 선택한 3가지 이유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첫째 요인으로는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23일 후보 사퇴하는 자리에서도 그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안 전 교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중의 하나가 우유부단하다는 거 아니냐”며 “이런 평가 부분에 대해서는 숙고를 많이 하신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시점에 빠르게 결정하고, 행동하고, 또 민심을 살피고, 국민들을 만나는 이런 과정들을 가장 빨리 잡을 수 있는 일정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4월 보선으로 택했다”고 밝혔다.

    셋째 요인으로 정 교수는 “일단 추상적인 이미지보다는 구체적인 정치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결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안철수 전 교수는 상당히 많은 숙제거리가 있다. 자신의 정치활동도 재개를 해야 되고, 조직과 세력을 형성해야 되고, 신당창당 문제도 있고, 또 야권 대표의 과제도 있다”며 “여러 가지 과제들을 해결을 해야 되는데, 실제로 이런 숙제를 푸는 데 있어서 방법론은 두 가지다. 시기를 멀리 두고 준비를 해서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한 가지씩 풀어가면서 기반들을 하나하나 형성해 나가는 그런 방식들이다. 그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은 단계별로 가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정 교수는 “첫 단추를 본인이 직접 선거에 나가는 것으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입장= 민주통합당 정치혁신위원회 정해구 위원장은 같은 날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야권연대 문제에 대해 “야권연대를 하는 것은 승리하기 위해서인데, 지금의 야당들한테 필요한 것은 승리와 더불어 상호경쟁을 통해서 자신을 혁신하는 문제도 있다”며 “그냥 안일하게 야권연대를 통해서 승리만 추구 할 것인지, 지더라도 앞으로 대선까지는 5년이 남아있기 때문에 야당들도 상호 경쟁을 하는 긴장 속에서 혁신하는 야당들이 살아남는 과정도 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래서 야권연대가 능사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노원병에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에 대해 “어려운 문제다. 정서상으로 볼 때 안철수 후보가 대선 경쟁 때 양보를 했기 때문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민주당이 제1 야당으로써 자기 후보를 내지 않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정서적인 것과 정당으로써 후보를 내야 하는 당위성이 충돌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안철수 전 교수의 부산 영도가 아니라 서울 노원병을 선택한 것에 대해 “큰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좀 어려운 도전을 좀 해야 된다. 영도 쪽에서 나오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했는데 서울 노원병에서 나온다니까 쉬운 길을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철수 신당’ 문제와 관련,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지면 민주당 지지율이 반 토막 나 10% 남짓으로 나오는 반면 안철수 신당은 지지율이 30%에 근접한 것으로 조사된 결과에 대해 정 위원장은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으로 나오기는 하는 데 그것 역시 견고한 것은 아니다"면서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그 지지가 스스로의 능력을 통해서 획득한 것이라기보다는 현 정치에 대한 반감 때문에 생긴 반사적인 것이기 때문에 안철수 신당이 등장한 이후 변동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그는 안철수 신당에 민주당 내 현역 의원들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당을 옮긴다는 것은 자신들의 정치생명하고 관련이 있고, 또 국회의원 선거가 앞으로 상당히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용섭 의원은 “안 전 교수가 민주당에 입당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안철수 신당에 민주당 의원들의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 “지난 대선 때도 많은 의원들이 합세할거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한 분밖에 가지 않았다”며 “그동안 이해관계 때문에 당을 버리고 떠난 사람은 후에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의원들의 탈당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안철수 신당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서도 “민심과 여론은 다르다”며 “민심은 바닥에 깔려있는 국민들의 마음이지만 여론은 상황에 따라서 시시각각 바뀌는 공중에 떠다니는 기류와 같다”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입장= 새누리당 친박계 김재원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에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서울 노원병 출마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긍정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 분이 정치지형에서 불확실성만 조성한 정치행태에 대해서는 굉장히 실망을 했었는데 자신의 정치적인 지향을 공공히 하고 출마하겠다는 데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 여야 간에 꽉 막힌 상태에서 안철수 교수가 정치권으로 진입을 해서 자신의 주장을 분명하게 나타낸다면 우리나라 정치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로 인해서 우리 정치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에 꼭 좀 정치권에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진보진영 일각에서 안 전 교수에 대해 ‘기왕 출마하려면 부산 영도에서 하지 왜 서울 노원병이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 입장에서는 사실 부산 영도로 가서 김무성 전 본부장과 붙어서 박빙의 승부를 내주거나 이겨주면 고마운 것이고, 자신들은 이번에 노원병 선거구에서 승리를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해관계 때문에 이야기 하는 것이고, 진보정의당 입장에서도 자신들을 위해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라며 “대의명분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에는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이어 그는 “안철수 전 교수도 이해관계 때문에 자신이 정치권에 들어오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건데 이해관계를 숨기고 마치 대의명분으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어쨌든 정치는 현실인데 현실적으로 당선가능성이 높은 곳에 나오려는 안철수 전 교수를 마치 부당한 선택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몰아붙이는 정치권의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