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 열기가 점점 뜨거워질수록 친노 주류 측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21일 현재 민주당 당권을 향한 대결구도가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대항마 찾기가 쉽지 않은 주류 측 당혹감이 역력하다.
21일 현재 민주당 당권을 향한 대결구도가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대항마 찾기가 쉽지 않은 주류 측 당혹감이 역력하다.
차기 당대표는 '미니총선'급으로 치러지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그 역할에 관심이 쏠린 상태다.
현재 비주류 측은 주류 측이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하고도 반성과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주류 심판론'으로 공세를 펴고 있다.
그 중심에 김한길 의원이 있고 그는 사실상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상태다.
이번 주 중으로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주인이 있어야 할 자리에 계파 패권주의가 들어앉아 있다"며 주류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그는 “여론조사를 보니까 많은 국민들이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의 모습이 더 화가 난다, 아무도 책임을 진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총선과 대선을 주도한 세력이 또다시 당권을 장악하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어떻게 보시겠느냐”고 주류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주류 측은 혁신 카드로 총선·대선 패배의 책임론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 혁신·쇄신을 내세워 당권을 비주류 측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이번 전대가 계파 대결 구도로 흐르면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자신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류 측은 5.4 전대 대결구도를 '김한길 대 반(反) 김한길' 양상으로 만들고 ‘김한길 대항마’를 내세운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의원과 맞대결을 펼칠 인물을 고르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당장 주류측이 대선 패배의 일차적 책임자라는 당내 분위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내세우거나 지지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그나마 지난 대선 때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김부겸 전 의원 출마를 타진했지만, 그는 지난 11일 "거취를 분명히 해두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며 " 5·4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한다"며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또 범주류로 분류되는 정세균 상임고문마저도 불출마 입장을 정리해 사실상 적합한 후보자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일단 주류 측에서는광주 출신인 3선의 강기정 의원이 전날 "분권형 혁신정당 만들겠다"며 출마를 공식화 했다.
앞서 출마 선언한 재선의 이용섭 의원과 범(汎)주류계 주자로 당내 비주류계를 대표하고 현재 ‘대세론’을 형성 중인 김한길 의원(4선)과 맞서는 모양새다.
강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마 회견을 갖고 “호남과 개혁 진영의 지지에 기댄 채 계파의 대결구도로 변해버린 중앙당을 분권형 혁신정당으로 바꿔야 한다”며 당권 도전을 공식선언했다. 강의원의 회견에는 정세균 상임고문, 김태년 전해철 홍영표 김현 김기식 의원 등 친노계 의원을 비롯해 김진표 장병완 유성엽 임내현 등 관료 출신 의원 등 40여명의 범주류 의원이 대거참석했다.
전당대회가 ‘김한길 대 반(反)김한길’ 구도로 짜이면서 범주류 주자 간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특히 전대에 나선 강·이 의원 모두 호남 출신이고 당내 탈계파 모임인 ‘주춧돌’ 멤버여서 단일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4선의 추미애 의원도 출마에 무게를 두고 고심 중이어서 친노·주류 측의 대안 카드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범주류인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의 민주평화연대(민평련) 내에서는 재선의 이목희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외에도 신계륜, 우원식 의원과 장영달 전 의원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결국 이들 범주류 주자들이 ‘반(反)김한길 연대’를 구축해 막판 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김한길 대세론’이 형성돼 있지만 범주류에서 단일화된 당권 주자를 내세운다면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친노 주류 일각에서는 대선패배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며, 욕을 먹더라도 당대표 후보를 내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가 대세는 아니다.
오히려 일부 주류 측은 전대를 앞두고 잇따라 계파탈피, 계파해체 선언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주류 측 인사가 대거 포함된 33인의 초선의원들이 최근 계파 탈피 선언을 한데 이어 주류 측과 손잡고 당내 기득권을 잡아왔던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그룹도 지난 19일 계파해체 선언을 했다.
문재인 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아 대선을 이끌었던 우상호 의원은 486그룹 모임인 '진보행동' 주최로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진보행동의 성찰과 민주당 혁신방안에 관한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계파정치 청산을 위해 먼저 '486 진보행동'부터 해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계파정치를 해결하지 않고는 혁신할 수 없다"며 "더 이상 486이라는 과거 인연으로 모임을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류 측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전날 라디오 방송에 나와 친노 주류 측의 전대 출마와 관련, "자숙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흔히들 말하는 친노 패권주의, 또는 일선에서 선거를 지휘했던 책임자들은 자숙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여론이 있다"고 전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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