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대북특사를" 政靑 "시기상조다"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3-04-08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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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길정우
    靑 "섣부른 대화시도 안해… 北, 대화계기 만들어야"
    [시민일보]여야 대북정책 전문가들이 8일 한 목소리로 “대북특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정부와 청와대는 ‘선 북한의 변화’를 요구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북특사론에 쐐기를 박았다.
    참여정부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개성공단은 총으로는 못 지킨다"며 "특사논의는 남과북의 긴장관계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선국면에서 대북정책을 주도했던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 역시 남북 긴장국면 돌파 대안으로 '대북특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 정고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화로만 지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형식이나 방법에 구애받지 말고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고문은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특사를 원하고 있다"며 "B52, 핵폭격기, B-2 스텔스기, F-22 첨단전투기, 핵잠수함 이런 미국의 군사력 시위에 두려움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한국정부로서는 미국의 특사파견을 촉구할 필요도 있다"며 "미국, 중국, 대북한 이 세 방향으로 전면적인 외교전을 펼쳐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도 같은 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남북 간) 이런 긴장국면에서는 대화로 풀어야 된다는 데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돌파구를 찾아야 되는데, 그 돌파구로 특사라는 형식을 취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로 충돌의 분위기로 가는 것이 남쪽이나 북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의중이나 철학을 또 진정성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그 역할이 메신저에게 주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핵 문제로 씨름해왔지만 여기까지 온 데는 바로 우리 스스로가 우리 문제라는 어떤 절박감을 갖지 못한 데도 그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길 의원은 "자칫 국민들이 볼 때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여서 오히려 북한의 기만 살려주는 게 아닌가, 그런 데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우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각에서) 대화하자는 것 자체가 왜 저자세라고 얘기하는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북특사 자격에 대해서는 정 고문과 길 의원의 견해가 일치하지 않았다.
    먼저 정고문은 "개인 자격으로 방북을 희망한다"고 밝히면서도 대북특사 자격에 대해서는 "특사 자격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 만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그는 외국 인사로 "미국 인사 중에는 2009년도에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회담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적임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어쨌든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아버지와 대화를 했던 그런 인물이기 때문에 아마 우선순위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길 의원은 "여든 야든 상관이 없다"며 "다만 이제 외국 인사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북문제와 관련 말을 아끼던 청와대가 직접 나서 ‘선(先) 북한의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 이례적으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 실장은 상황평가회의에서 손자병법의 ‘무약이청화자 모야(無約而請和者 謨也)’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급하다고 해서, 위기라고 해서 섣부른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 대화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북한이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여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북 특사론’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지난 5일 “지금 시점에서 대화 제의보다는 북한이 하루빨리 비정상적인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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