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박 vs. 신박, 비주류 vs. 범주류… 與野 5월은 "용광로"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3-04-29 1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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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원내대표 경선, 단일화 물 건너가 사실상 '원조친박' 최경환 vs.'새친박' 이주영 정면대결
    민주당 당대표 경선, "李 지지" 강기정 사퇴로 김한길 vs. 이용섭 결투… 대세론 vs. 역전론 눈길
    [시민일보]여야 양 정당이 5월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계파 갈등으로 혼선을빚고 있다.

    새누리당은 5월에 실시될 예정인 원내대표 경선에서 ‘원박(원조친박)’ 최경환 의원과 ‘신박(새친박)’ 이주영 의원 간 맞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고, 민주통합당은 5.4 전당대회에서 비주류 김한길 의원과 범주류 이용섭 의원 간에 한판승부가 예고돼 있는 상태다.
    ◇새누리 원내대표 경선= 새누리당은 차기 원내 사령탑을 뽑는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6일 김기현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사실상의 경선 레이스가 시작됐다는 시각이다.

    29일 현재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간 러닝메이트 형식으로 치러질 경선은 '최경환·김기현 조(組)', '이주영·장윤석 조'의 2파전 양상으로 윤곽을 굳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원내대표 경선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지난해 5월 9일 선출된 이한구 원내대표 임기를 감안하면 '총선이 있는 해의 원내대표 임기는 5월 30일부터 1년 간'이라는 당헌·당규 규정에 따라 5월 말까지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따라서 5월 내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다.

    당내 최대 현안인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처리되면 곧바로 예상 후보들의 본격적인 출마선언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다.

    이번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경선 후보는 모두 영남권 인사라는 점이 특징이다. 최경환 의원은 경남 경산, 이주영 의원은 경남 마산 출신이고, 김기현 의원은 울산, 장윤석 의원은 경북 영주 출신이다.

    경선 후보군이 영남권 일색임에 따라 사무총장은 수도권 출신이어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기 의정부 을 출신으로 3선 중진인 홍문종 의원이 차기 사무총장으로 비중있게 거명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원박'과 '신박'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경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고, 경선 승리 후에는 비서실장을 맡은 최 의원은 친박 핵심 실세로 꼽힌다. 최 의원 측은 청와대와 긴밀히 소통하고 새 정부의 대선, 총선 공약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힘 있는 지도부를 표방하고 있다.

    '신박'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2011년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으로 박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기 시작해 19대 총선 공약을 주도하고 대선 캠프에서 대선기획단장을 맡아 18대 대선 공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수평적 당청 관계 수립으로 '할말은 하는' 당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김무성·이완구 의원에도 관심이 쏠린다.

    각각 5선과 3선의 상당한 무게감을 가진 중진 의원이란 점에서 간접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경환 의원 측과 이주영 의원 측은 김무성 의원에게 지원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 제기됐던 원내대표 후보 단일화 논의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친박끼리 경쟁하면서 친박계 내부분열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당내 우려에 대해 “공정한 경쟁을 해서 당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경선이기 때문에 분열까지 얘기하는 것은 기우”라고 일축했다.
    ◇민주 당대표 경선= 민주당 5·4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은 이용섭 후보와 김한길 후보 맞대결 구도로 전환됐다. 그동안 이 후보와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온 강기정 후보가 전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전격 사퇴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은 ‘범주류’ 이용섭 의원 대 ‘비주류’ 김한길 의원 구도로 확정됐다.

    앞서 강 후보는 전날 오후 경기 광명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지역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용섭 후보를 통해 새롭게 탄생하는 민주당이 되기를 소원해 본다”며 “저는 여기까지 하겠다”고 후보직 사퇴를 전격선언했다.

    이에 이 후보는 “천금 같은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제게 기회를 주시면 토니 블레어(전 영국 총리)처럼 민주당을 지방선거에서 압승하고 대선에서 승리하는 수권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한길 대세론’이 확산돼 온 경선 판세에 일정 부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범주류 진영의 단일화가 막판 뒤집기로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비록 세가 다소 위축되긴 했지만 친노-주류 진영은 여전히 무시 못할 조직기반을 가지고 있어 막판뒤집기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과 범주류의 단일화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용섭 후보와 김한길 후보가 29일 '역전론'과 '대세론'으로 맞서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용섭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강기정 후보와의 단일화후 판세에 대해 “초반에 김한길 대세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런데 지금은 판세가 완전히 뒤집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당심의 바닥 밑 바닥에서 이제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 이런 변화의 조짐이 그야말로 용암이 분출하고 해일이 일듯이 치솟고 있다"며 "최근에 여론조사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하나로 단일화가 되면 이용섭이 이긴다, 그런 여론조사도 있다. 또 어떤 여론조사는 오차 범위 내에서 경합하고 있는 여론조사도 나오는 것을 보면 이런 분위기가 확실히 감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더 중요한 것은 상대측 여론조사 결과는 40% 대에서 정체되어 있고 저희 측 지지세는 올라가는 추세”라며 “조금 더 기다려보시면 이제 확연하게 느끼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자신을 친노 주류가 밀고 있다는 김한길 후보측 비판에 대해 "저는 이제 혁신 대표"라며 "특정 계파에 저는 속해 있지 않다. 저는 중도성향이고 그렇기 때문에 혁신 대표가 되고 싶은 거다. 특정 계파의 대표가 되는 것이 아니고"라고 일축했다.

    반면 김한길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오늘, 서종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강기정-이용섭 의원의 단일화’에 대해 “보통 여야 간에 대결할 때, 반드시 이겨야겠다고 생각할 때, 단일화를 한다. 그것도 많이 약효가 떨어졌다고들 한다. 그런데 당내 경선에서의 단일화란 말은 잘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걱정되는 것은 국민들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실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계파정치 극복해야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인데, 이런 모습이 과연 혁신적인 전당대회 과정인가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현재 각 언론이 ‘비주류’ 대 ‘범주류’ 세대결 양상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비주류라고 하는 것은 계파가 아니다. 소위 주류에 포함되지 않은 분들, 주류가 못 된 사람이라거나 주류가 되길 거부한 사람들을 통칭 비주류라고 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당을 장악해온 막강한 세력이 특정후보를 뒤에서 밀고 있다는 거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 또 그런다고 해서 민심과 당심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이 단일화’ 효과에 대해 “ 조금 걱정이 되지만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며 “단일화라는 것이 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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