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6월국회 '强對强 대격돌' 불보듯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3-05-19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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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민주화ㆍ통상임금 문제 놓고 입장차 뚜렷

    최경환ㆍ전병헌 양당 원내대표 타협 난항 우려

    [시민일보] 여야 신임 원내지도부가 주도하는 6월 임시국회는 경제민주화 법안과 통상임금 문제 등을 사이에 둔 격한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원내 사령탑을 맡은 양당 원내대표가 강성이어서 서로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우선 전임 지도부가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약속한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가 최대 관심사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6월 국회는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로 만들겠다"며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의 처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법안의 처리에 공감하면서도 "법안 범위나 내용은 여야 간 견해차가 조금 있을 수 있어서 원만하게 조정한 뒤 처리해야 한다며 속도 조절에 무게를 두는 입장이다.


    여야 지도부간의 이같은 미묘한 입장차가 법안 처리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경제민주화 법안 중 특히 관심을 모으는 분야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과 기술 탈취,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의 부당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처리다.


    일명 프랜차이즈법인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통과 여부도 관건이다.


    프랜차이즈법은 신규 가맹점을 모집할 때 예상 매출액 자료를 의무적으로 서면 제출토록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심야 영업 강요 금지, 리모델링 시 최대 40%까지 본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국세청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정보를 적극 활용하도록 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도 6월 국회를 넘어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통상임금에 정기 상여금 등을 포함할 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임금은 근로자의 각종 수당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임금이다.


    현재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등 초과 근로가 많은 기업을 중심으로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해야 한다는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6월부터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노사정 간의 대화를 시작키로 했다.


    민주당은 통상임금 산정기준에 현행 기본급 뿐만 아니라 정기 상여금도 포함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 경우 전체 근로자 수당과 퇴직금이 인상된다. 전 원내대표는 취임 당시 통상임금의 해결을 강조했다.


    반면 최 원내대표는 아직까지 통상임금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은 개별 기업과 사업장별로 실태를 파악한 뒤 노사정 논의를 통해 결정하자는 입장이어서 민주당과 논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19일 취임 이후 국회 사랑재에서 첫 회동을 갖고 향후 국회 운영 등과 관련, 입장 표명과 협의를 진행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정치권에서 강(强) 대 강(强)의 대결구도가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를 감안한 듯 서로를 추켜세우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여야 원내대표는 민생 국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리적인 국회 운영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6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법안과 통상임금 등의 현안을 놓고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로 간의 양보와 타협을 요구하는 미묘한 신경전도 엿보였다.


    실제 전 원내대표는 "제가 여당 원내대표보다 4시간 먼저 탄생했지만 여당 원내대표께서 먼저 맘씀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발언 순서를 양보했다. 이에 최 원내대표는 "이렇게 양보와 타협이 됐다"면서 화답했다.


    최 원내대표는 "전 원내대표는 합리적이고,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국정홍보처 차장 등을 하면서 국정을 잘 알고 있다. 또 당내에서는 합리적"이라며 "평소 유심히 봤는데 안보나 외교 등에서도 앞으로 찰떡궁합이고, 생산적인 국회로 잘 이끌고 가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회는 어려운 사람, 국민의 아픔을 쓰다듬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전 원내대표는 상임위 중심주의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데 상임위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순리대로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원내대표에 선출되고 나서 강 대 강이라고 언론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지만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라며 "강 대 강보다는 타협하고 합리적이고, 배려하는 국회를 만들겠다. 국민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전 원내대표는 "첫째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운영과 결과를 이끌어내고, 두 번째는 국민의 눈높이 내에서 정치가 이뤄지고 상식적인 틀 안에서 정치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며 "다른 것들은 양보할 수 있지만 국민 생활 우선과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성과 상식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최 원내대표를 향해 "18대 전반기 때 국회가 파행으로 갈 때 민생경제 특위에서 여야 간사로 같이 활동한 경험이 있다"며 "원칙과 소신에 강한 점이 있지만 합리성을 갖고 있다. 국정 경험도 많은 데다 여당의 '실세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특별한 외부의 가이드라인 없이 소신과 합리성을 갖고 야당을 상대하고 국회를 상대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실세 원내대표의 적극적인 배려와 양보를 받아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며 "야구에서 밀어내기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다.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국민들이 부분을 속히 처리해주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당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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