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비행, 바로 잡아야할 어른의 숙제입니다.

    기고 / 김정식 / 2013-07-29 17:58:19
    • 카카오톡 보내기
    ▲ 인천청 부평경찰서 동암지구대 경장 김정식

    학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야간 근무 때 방학 전과 다르게 청소년비행에 관련된 신고로 2~3건이 꼭 접수되는 것을 보면 학부모가 아닌데도 학생들 방학이 시작했음을 절로 알게 된다.


    청소년 비행으로 신고·접수되는 것을 보면 주로 ‘아이들이 모여서 담배를 핀다’, ‘늦은 시간에 공원에서 시끄럽게 한다’ 식의 여럿이 모여 있어 위화감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중학생 3~4명이 모여 있어도 동네 어른이 ‘늦은 시간까지 뭐하냐? 어서 들어가라’ 이렇게 훈계했다간 된통 당하는, 무서운 시대다.


    지난 5월12일 프로농구 이현호 선수가 담배 피는 아이들을 훈계하다 폭행해 즉결심판에 올라 이슈가 됐다. 저녁 때 가족과 공원을 산책하다 공원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담배를 피는 청소년을 훈계하다가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5명의 아이들 부모 중 3명의 부모와 합의하지 못해 불구속 입건되어 즉결심판을 받았다. 폭행의 결과는 선고유예의 벌금10만원에 처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 5명의 부모 중 2명의 부모는 ‘아이들을 훈계해 줘서 고맙다’며 폭행 부분에 합의를 했고, 3명의 부모는 합의를 하지 않았다.


    이선수는 경찰서에서 4시간 정도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와이프와 늦게까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 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앞으로 그런 청소년을 봐도 그냥 지나칠 거 같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청소년에게 훈계하다 낭패를 본 일은 비단 앞의 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3일에 아산에서 초등학생을 괴롭히는 중학생 2명을 훈계하던 50대 남성이 아이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전신에 타박상을 입고 기절한 사건이 있었다.


    올해 3월24일에 분당의 지하철입구에서 술을 먹는 청소년들을 훈계하던 20대 남성이 폭행을 당해 코뼈가 부러지는 사건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요즘 그 누가 공원에서 모여 담배 피는 아이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을 수 있을까.


    물론 이 문제는 용감한 개인이 나선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가정 · 학교 ·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지난 대가족 위주의 공동체에서 핵가족으로 변할 수밖에 없던 현대 사회는 어찌할 수 없이 이혼률이 급증하고 편부모 슬하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역시 많아질 수밖에 없다.


    맞벌이하는 부모가 절반에 이르니 가정교육이 예전만큼 잘 될 수가 없다.


    교권도 붕괴되어 공교육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대로 방관만 하는 경우, 우리 아이들은 길을 잃고, 더 방황할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 노력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성과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어른은 아이들의 거울이다. 한 순간도 아이들을 포기하지 말고 그들의 거울인 어른이 아이들에게 끝없는 관심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정식 김정식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