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조 2차 청문회 평가 엇갈려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3-08-20 16: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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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동 "경찰 수사은폐 의혹 해소됐다"

    정청래 "김용판 거짓의 실체 드러났다"


    [시민일보]'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국조 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과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권 의원은 전날 있었던 2차 청문회 평가와 관련해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은 상당히 해소될 수 있었다”고 총평한 반면 정 의원은 “권은희 수사과장의 진실의 실체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거짓의 실체가 드러난 청문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먼저 권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전날 청문회에 박한 점수를 준 것에 대해 "언론의 지적이 일부 타당하다"며 "여야가 나름대로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증인 신문을 했지만 청문회 자체가 수사 또는 재판 중인 사건에 관한 청문회였기 때문에 실제적 진실은 법원이나 검찰에서 결정될 문제"라고 규정했다.


    이어 "아무래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데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어려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은 상당히 제거가 됐기 때문에 법원에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전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 의원은 "어제 청문회는 권은희(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날이었다"며 "권은희의 진실의 실체와 김용판 전 서울청장의 거짓의 실체가 드러난 청문회"라고 자평했다.


    이어 "국정원 직원들의 커닝페이퍼에 의한 모르쇠 답변 등 권력 기관의 장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부하직원들이 불쌍한 공무원으로 전락한다는 서글픈 대한민국의 현실을 봤던 날"이라며 "권 과장의 입을 통해 김 전 청장과 그 이하 간부들의 공모 범죄가 검찰의 공소장대로 였다는 것을 확인한 날"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과 정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서도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권 의원은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구체적인 사정을 말할 수 없지만 14일에 두 사람에 대한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9일 증인신문이 진행됐다"며 "이는 민주당이 두 사람에 대한 증인 채택을 겉으로는 강하게 요구했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오는 21일 김 의원과 권 대사가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100%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야말로 정치공세다. 모든 증인에 대해서는 7일 전에 출석요구를 해야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법적 요건도 갖추지 못한 출석요구를 하면서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없는 얘기"라면서 "전날 청문회로 사실상 끝났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두 사람의 증인 출석을 처음부터 요구를 했다"며 "권 간사가 특위 내에서 반농담 식으로 협상용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때는 제가 반박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민주당 의원들도 실체를 알기 때문에 서로 반박도 하는 등 이렇게 해서 그 부분은 그냥 지나갔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번 국정조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경찰 동영상을 통한 범죄현장 등 경찰의 민낯을 본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공소장을 통해 국정원의 국기문란 선거 쿠데타, 경찰의 허위 수사발표 등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알게 하는 과정"이라며 "국정조사가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불씨를 지폈다는 부분에 대해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여야간의 극명한 입장 차이로 23일 결과 보고서 채택도 불투명하게 됐다.


    한편 여야는 국정원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보다는 10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정원 국정조사를 정국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사실상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국정원 국정조사가 여야 공방으로 얼룩지면서 국정원 개혁방안 논의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정조사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어렵사리 국조를 실시하더라도 대부분 정쟁에 묻히기 일쑤여서 애초 취지가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명지대학교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정조사가 항상 결말이 없고 진실을 찾으려는 모습이 없다"면서 "상대방과의 정쟁만을 벌이다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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