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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28일 문석진 서대문구구청장과 협력업체들이 모여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지원하는 서대문구 마을장례지원단 '두레'의 발대식을 가졌다. |
[시민일보]살아서도, 죽어서도 외로운 삶을 살았던 무연고 사망자들의 마지막 가는길을 서대문구가 배웅한다.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는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치러주는 마을장례지원단 '두레'를 지난 5월28일 발족해,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지원에 나섰다.
'두레'는 기존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하면 시신처리 업체에서 바로 화장해 납골에 안치하는 기존 절차 대신, 마을장례지원단이 또 하나의 가족이 돼 장례서비스를 제공하고 상주역할을 맡는다.
이에 (시민일보)는 서대문구의 장례지원단 '두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두레' 1호 외국인 무연고자 장례지원나서.
서대문구는 지난 7월29일 홍은동 동신병원에서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치엔의 장례를 치렀다.
경기도 안산시에 주소를 두었던 치엔은 지난 6월10일 서울 은평구에서 쓰러진 것을 한 주민이 발견, 119에 신고했으며 다음날 세브란스 병원에서 사망했다.
구는 주한 우즈베키스탄 영사관으로부터 치엔에 대한 무연고 사망처리 의뢰를 받고, 고려인 동포임을 감안해 '두레'와 협의해 한국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장례식은 동신병원에서 지원한 안치 및 추모공간에서 복지동장이 상주 역할을 맡고,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복지통장 우즈베키스탄 영사관, 한국장례문화진흥원 등의 관계자가 참석해 치엔의 장례를 치뤗다.
또한 문석진 구청장은 외로움 속에서 사망하는 무연고자에 대한 지역사회의 미안함을 담아 송사를 낭독했다.
'두레' 관계자들은 장례의식 후 ‘고양시 시립 승화원'에서 화장을 하고, ‘파주 무연고 추모자의 집'에 유골을 안치했다.
문 구청장은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분들의 마지막 가는 길이 마을장례지원단을 통해 조금은 덜 외로워지길 바란다”며 “작은 관심들을 통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데 서대문구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마을장례지원단 ‘두레’협약2호 체결
구는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지원을 위해 지난 8월21일 서울시설공단(서울시립승화원)과 두레 협약2호를 체결했다.
주요 협약 내용은 ▲무연고 사망자의 배웅 ▲지역내 무연고 사망자를 기억하기 위한 기억의 날(Memorial Day) 운영 ▲장례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웰다잉(Well-dying)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협약에 따라, 서대문구와 서울시설공단은 지역내 무연고사망자 발생시, 화장에서 안치에 이르는 전과정을 지역의 상주와 함께 배웅한다.
‘기억의 날’ 운영 통해, 74명과 새로운 인연
구는 '두레'를 처음 계획했던 3월13일을 ‘기억의 날’로 지정해 무연고사망자 추모의 집을 방문, 사망자에 대한 추모의식을 진행한다.
‘기억의 날’운영에 따라 서대문구와 인연을 맺게 되는 고인은 총 74명으로 이들은 현재 아무런 연고자 없이 파주 용미리 무연고자 추모의 집에 안치돼 있다.
서울시립승화원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서대문구 지역내에서 사망해 서대문구가 안치한 유골은 28구이며, 그중 10년이 지나 합골된 유골과 현재 안치돼 있는 유골이 각각 14구다.
또한 '두레'에서 무연고 사망자 처리를 하지는 않았지만 구에 주소지를 둔 유골은 46구로 서대문구는 매년 기억의 날을 맞아 평생 홀로 외롭게 살던 이들의 생전 외로움과 고독을 위로할 방침이다.
죽음을 이해하는 웰다잉(Well-dying) 프로그램
구는 주민들이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고 죽음을 이해하도록 웰다잉(Well-dying) 프로그램 ‘아름다운 여행’을 운영한다.
시립승화원에서 실시하는 ‘아름다운 여행’은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청소년과 주민을 대상으로 2시간 동안 세계 장사관련 유적지 및 고대 화장방법, 죽음에 대한 인식개선 및 화장문화 바로 알기,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는 이 프로그램 참여로 인해 참여자들이 의미 있는 삶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웰다잉(Well-dying) 프로그램 ‘아름다운 여행’ 참가 희망자는 인터넷 및 복지정책과(02-330-1641)로 사전예약을 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서대문구 복지정책과(02-330-1641)에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홀로죽음, 고독사··· 지역사회가 나서야···
구는 향후 무연고사망자의 장례서비스 지원뿐 아니라 장례문화 인식개선 사업 등을 통해 향후 다가올 '무연사회'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문 구청장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외로운 삶을 살았던 무연고 사망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이 두레의 배웅을 통해 조금은 덜 외로워지길 바란다”며 “지역사회가 앞장서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도록, 서대문구가 장례문화인식개선 사업과 임종노트 제작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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