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가는 줄 놓고 새로운 줄 만들어야"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3-09-12 13: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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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당 상징’ 권영길, 사실상 ‘통진당 배제’ 눈길

    [시민일보] 진보정당의 상징적 인사인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이석기 의원 등 진보진영 내 일부세력을 배제한 채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전 대표는 12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통화에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혐의사건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집회장에 가면 진보정당 깃발이 3~4개 정도 올라와 있다. 몇 년 전에는 민주노동당 깃발 하나밖에 없었고 한때는 20% 이상의 지지를 받기도 했었는데 그 민주노동당이 사라지고 없다”며 “그렇다면 민주노동당 같은 정당을 새롭게 만들어서 역할을 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미 진보정당은 1~2년 전부터 국민들의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분열과 분당으로 진보정당 스스로 자초한 것이므로 냉철하고 진정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된다. 그렇다면 현재의 썩어가는 줄을 놓아버리고 새로운 줄을 만들어서 잡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권 전 대표는 민주노동당 분당의 원인으로 경기동부연합 등 진보진영 내 일부 정파의 패권주의를 지목했다.



    그는 "분당의 원인은 정파의 패권주의였다. 정파가 나쁜 것이 아니라 정파의 패권주의가 나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정파의 패권주의를 청산해야 되는 것이고 그리고 그 끝에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 권 전 대표는 이석기 의원 사건 수사와 공판에 대해 “판결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정치적 발언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이 더 중요하다”며 “국민들의 정치적 판단은 현재 진보정당 그리고 현재 사업자들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을 새롭게 바꿔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일 정계은퇴를 선언한 권 전 대표는 15~17대 대통령선거 후보를 지낸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1941년 빨치산 권우현씨의 아들로 일본 도쿄 야마구치 현에서 태어나 광복 당일 귀국했고 부산 남부민초등학교, 경남중·고교를 나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했다. 1967년 대한일보에 기자로 입사했고 1971년 서울신문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1988년 언론노련을 창설해 1994년까지 1~3대 위원장을 지냈으며, 1995년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창립해 초대위원장이 됐다. 1997년 9월에는 국민승리21 대통령선거 후보로 15대 대선에 나섰지만 전체 유효 투표의 1.2%인 30만5974표를 얻는 데 그쳐 4위로 낙선했다.



    1999년에는 민주노동당 창당준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아 민노당 창당을 주도했다.



    2000년 1월 민노당 초대 당대표가 됐고 같은해 16대 총선에서 경남 창원을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02년 2번째 대선 도전에서도 95만7148표(3.89%)를 득표하고 낙선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창원을 지역구에 재도전, 결국 당선됐고 민노당 역시 10석의 의석을 얻었다. 17대 국회의원 임기 동안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 통일외교통상위원, 한중 의원 친선협회 부회장, 민노당 의원단 대표, 한미FTA비상시국회의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2007년는 민노당 내 경선에서 심상정 후보를 제치고 17대 대선에 3번째로 도전했지만 71만2121표(3.01%)로 5위에 그쳐 다시 낙선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 국회 호민관클럽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2010년에는 민노당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국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1년 민노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간 통합과정에서 반대입장을 표명하며 동참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지만 70만2689표(37.08%)에 그쳐 119만1904표(62.91%)를 얻은 새누리당 홍준표 현 지사에게 패했다.



    그러다 지난 10일 사단법인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를 출범시키는 자리에서 정계은퇴를 선언, 시민사회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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