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채총장 개인 윤리 문제일 뿐”
청와대 “사표수리보다 진실규명 중요”
[시민일보]혼외자녀 외혹으로 전격 사퇴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정국의 향방을 결정하는 최대 핫이슈로 떠올랐다.
채 총장 사퇴와 관련, 청와대 외압설 등을 주장하며 정치적 쟁점화를 시도해온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가 3자회담의 핵심 의제로 이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정국 정상화를 가늠하는 주요 의제가 된 것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6일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식 의혹 및 법무부 감찰 외압 논란과 관련해 "매우 엄중한 상황"이란 평을 내놓으며 이번 사태를 박근혜 대통령과의 3자회담에서 의제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한식당에서 시민사회단체 원로들과 만나 "지난 대선을 전후해 박근혜정부 출범 7개월이 된 지금까지 사상 초유의 일이 연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로 총장이 사퇴하기까지 했다. 이 상황을 국민은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국정원의 대선 불법개입사건 이후 검찰이 의혹을 혐의로 확인했고 그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추진하던 검찰총장이 이제까지 없었던 방식으로 중도에 사퇴한 것은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그동안 강력 주장해온 국정원 개혁문제 보다 채 총장 사퇴건이 현 정국에서 더 강력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는 양상이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 천막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정부가 눈엣가시로 여겼던 채 총장을 유신시대에도 없던 방식으로 결국 몰아냈다. 채 총장 사퇴로 철저한 진상규명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3자회담이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많지만 저는 3자회담에 응하겠다"며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와 관련한 분명한 답변을 박 대통령이 준비해 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3자회담에 참석하는 대신 박 대통령을 직접 만나서 채 총장 문제를 따져 묻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 논평을 통해 "검찰총장의 사퇴가 독자적 결정이었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검찰을 손아귀에 틀어쥐겠다는 정권과 언론의 합작품이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청와대의 거짓 없는 해명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반면 새누리당은 '혼외 아들' 의혹으로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퇴한 것을 놓고 '청와대 외압설'이 제기되자 "진실 규명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새누리당은 채 총장의 사퇴를 공직자의 도덕성에 관련한 문제로 집중 부각하면서 민주당의 비호와 정치 쟁점화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진실 확인이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인 만큼 정치권은 국민과 진실 앞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정쟁에 휩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중립이 중요한 만큼 법무부도 일체 정치적 고려없이 조속히 조사를 마쳐 진실을 밝히고 채 총장도 의혹을 씻어내기 위한 진실규명에 적극 협조해 국민적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그는 법무부의 감찰 결정에 대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은 임채진 전 검찰총장에 이어 두번째"라며 "일부 정치권에서 검찰권 독립을 뒤흔드는 처사라고 비판하지만 검찰 지휘권을 담보한다는 의미에서도 의혹해소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같은 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겨냥해 "야당이 채 총장을 비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논란의 핵심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채 총장이 반윤리적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라며 "야당의 비호와 정치 쟁점화 시도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은 공직자 검증에서 혼외자 의혹 등 비도덕적 의혹이 나오면 그냥 넘어갈 것이냐"며 "본질은 일언반구 없이 채 총장을 십자가를 진 용기 있는 검사라고 비호하고 있다. 공직자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히는 문제를 무협지 같은 얘기로 둔갑시켜 정치공세 판을 벌이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많은 공직자들이 논문 표절과 세금 누락, 각종 스캔들 등으로 낙마하는 것을 수없이 지켜봐왔다"며 "개인적인 사생활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국민이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도덕적 잣대가 그만큼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채 총장이 결백을 주장하는 만큼 불필요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명예 회복을 위해서도 진실 규명에 임해 달라"며 "진퇴 결정은 진실규명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민주당도 고위공직자 처신 문제가 본질임을 직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진실 규명은 한 마디도 얘기하지 않고 정치적 이슈로 문제를 삼고자 한다"며 "신유신 부활 등을 운운하며 침소봉대하려는 것은 정쟁의 블랙홀로 끌어들여 이득을 취하려는 민주당의 꼼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채 총장이 진위 여부를 밝히면 자연스레 해결될 사안"이라며 "정치권에 악용되고 검찰 조직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분명한 사실이 규명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으로 채 총장 문제는 개인의 윤리 문제로, 혼외아들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의 문제다. 어느 기관의 배후설, 의혹설 등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혼외 아들이 없다는) 채 총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사의표명 전에 진실을 먼저 밝히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혼외아들 의혹 논란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를 전격 수용하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채 총장의 개인적 윤리성과 도덕성 문제로 무엇보다도 '진실규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채 총장 사퇴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 논란속에 검찰의 반발을 불러오고 청와대 개입설까지 불거지는 등 정치적 이슈로 급부상하자 이번 사안을 철저하게 정치적 문제에서 분리, 채 총장 개인 문제로 취급해 정치적 논란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전날 평소보다 일찍 기자실을 방문해 박 대통령이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그는 이번 문제와 관련한 청와대의 개입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채 총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검찰의 독립성 문제이기보다 검찰의 신뢰와 명예에 관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 수석은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사표 수리를 할 수 있겠느냐"며 "진실규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