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10·30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민주당 손학규 상임 고문이 7일 출마하지 않겠다는 최종입장을 민주당 김한길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에서 손학규 고문의 출마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손 고문의 출마결단이 있을 거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손 고문은 이날 오전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밤새 뜬눈으로 고민한 결과, 역시 대선 패배로 정권을 내준 죄인으로서 지금이 나설 계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게 됐다"며 "이게 내 최종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 초선의원 35명은 손학규 상임고문의 경기 화성갑 재보궐선거 출마를 공개적으로 호소하고 나섰다.
김용익, 진성준, 박홍근, 남윤인순, 김기식, 김광진 등 35명의 호소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박근혜정부의 불통과 독선을 끝장낼 절호의 기회"라며 "손 고문 개인에게는 가혹한 것이겠으나, 시대와 국민이 손 고문을 부르는 이 엄중한 시국 상황에 응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이들은 당 지도부에 대해 "긴급 의원총회, 당무위원회의 등을 통해 당의 총의를 모아 손 고문을 설득해달라"며 "삼고초려가 아니라 오고초려,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반드시 손 고문의 결단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손 고문 전략공천에 반발하는 오일용 화성갑 지역위원장에 대해 "이번 보궐선거는 어느 개인의 선거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민생이 걸린 국민과 정권 사이의 일대 결전"이라며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희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도 같은 날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손학규 고문은 선당후사(先黨後私) 자세를 늘 가져오셨던 분”이라며 “이번에 김한길 대표가 두 번 세 번 요청을 드렸고, 또 많은 당원들도 손학규 고문이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려운 지역이고 본인의 여러 가지 사정상 상황이 여의치 않음에도 당을 위해서 나서주시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일 동아시아미래재단 전체 모임 자리가 (출마를 결단하는 자리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고문이 당초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과 관련, ‘이미 출마를 선언한 오일영 현 지역위원장에 대한 내부정리가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아서 불편해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지적에 박 대변인은 “오일영 위원장도 선당후사 하는 자세를 강조를 했고, 손학규 고문도 그런 말씀을 늘 가슴에 품고 오셨던 분이기 때문에 이번 일도 어느 방향으로든 정리가 잘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당에서 공심위를 연기하면서까지 계속해서 손 고문의 출마를 제의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개혁과 국민 통합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바다. 그런데 서청원 전 의원의 공천이 과연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에 맞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렇게 오만한 공천을 강행하지 않았더라면, 상대가 서청원이 아니었더라면, 손학규 고문을 우리 국민들이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박대통령 취임) 7~8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권심판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길은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열고 만들어왔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들이 따끔한 경고를 보내주셔야 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손 고문이 어렵사리 당의 출마요청을 받아들였는데 혹시라도 선거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당이나 손 고문 모두에게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어쩔 수 없이 다가온 전투라면 피할 길이 없다”며 “민주당으로써는 참 어려운 조건, 어려운 지역이지만 그럼에도 국민들을 믿고 뚜벅뚜벅 가게 되면 반드시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고 나설 때 국민들이 길을 열어줬던 것은 이미 지난 번 분당 선거에서도 봤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손학규 대표가 경기지사로서 경기도민들에게 큰 업적과 인상을 남겼기 때문에 출마하신다면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며 손한규 민주당 상임고문에게 경기 화성갑 재보선 출마를 호소했다.
진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당락을 떠나서도 반드시 손학규 대표와 같은 국민적 신망과 지지가 높은 분이 출마를 해서 반드시 박근혜 정부의 불통과 독선을 견제하고 경종을 울려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지난 금요일에 김한길 당대표가 손학규 전 대표를 만나서 출마해주십사 하는 뜻을 간곡하게 전달했고 또 어제도 만나서 당의 청의를 모아서 요청을 드리는 거다 하는 자세로 또 말씀을 드렸다"며 “당의 이런 진심이 전달되면서 그간에 출마에 다소 부정적이었던 손학규 고문의 입장도 숙고의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그렇게 보도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화성갑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된 서청원 후보에 대해선 "반칙과 특권이 체질화 되어 있고 부정과 비리, 본인은 공천헌금사건으로 유죄를 확정 받았던 분 아니냐, 이런 분이 출마하겠다고 하는 건 국민을 능멸하는 것"이라며 "후보직을 사퇴해야 될 일"이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손 고문은 이 같은 당내 출마권유를 뿌리치고, 불출마 결심을 꾿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전날 경기 화성갑 재보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자, 새누리당은 손 고문을 향해 총공세를 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민주당이 경기도 지역 재보궐 선거가 있을 때마다 손학규 전 대표를 거론하는 것은 아직도 민심을 모르고 있는 것"이라며 "화성은 손학규 고문의 정치무덤이 될 것"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이어 "민주당의 손 전 대표의 출마설을 보면 '민주당에 손 전 대표밖에 인물이 없나' 하면서도, 손 전 대표는 마치 구원투수처럼 재보선에 등장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데 선거를 이용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특히 정우택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예상된 수순대로 경기 화성에서 손학규 전 대표 공천을 위한 쇼를 보여주고 있다"며 "국민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던 미니 재보선을 두고 삼고초려니, 선당후사니 하며 서로 띄워주기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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