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차기대권 야권주자 놓고 재격돌 예고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3-12-01 12: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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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차기대권 도전의지 피력...安, 대권발판 신당 추진
    與, “문, 사초실종 책임 당사자...안, 애매한 입장만 반복”


    [시민일보]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차기 대권 야권주자 리턴매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 의원이 최근 신당창당을 공식화하며 본격적인 독자세력화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문 의원도 차기 대권도전 의사를 피력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달 중 지난 대선 과정과 차기 대선에 대한 구상이 담긴 책을 출간한다는 계획이어서 안 의원과의 ‘제2진실 공방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두 의원 모두 향후 정치 로드맵을 밝힘에 따라 차기 대선으로 가는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둘 사이의 경쟁구도가 재구축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친노 책임론’으로 인해 현실정치와 떨어져 있던 문 의원은 본격적인 정치 재개에 나서는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일 “대선 패배후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정책 등을 비판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정치적 활동을 자제해왔다"며 "대선이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드디어 문 의원이 정치권에서의 활동 폭을 크게 넓히며 향후 대선을 위한 활동에 돌입한 모양새”라고 밝혔다.

    실제 문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을 돌아보는 책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윤호중 의원에게 대변인 역할을 맡기는 등 '문재인식 정치'를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거절해 온 언론 인터뷰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등 언론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달 2일에도 출입기자단 만찬을 열고 대선 패배 뒤 1년을 돌아보는 소회와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9일 기자단 만찬에서는 2017년 대선도전 의지를 강력 피력하기도 했다.

    실제 문 의원은 이 자리에서 "(대권도전에) 집착하지는 않겠지만 회피할 생각도 없다"며 " "2012년 대선의 꿈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 반드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 나도 이에 기여해야 한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국민이 결정해줘야 한다. 지난해에는 저도, 민주당도 준비가 부족했다. 이번에는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는 등 차기 대권 재도전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가운데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원미사'에 참여하는가 하면 탈원전 정책토론회을 공동주최하는 등 대외활동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의 행보는 보다 적극적이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낡은 틀로는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다"면서 '국민과 함께 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 출범을 선언하며 사실상 신당창당 작업을 공식화했다.

    안철수 신당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거대정당이 양분해 온 양당제에서 다당제로의 재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안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책임있게 참여하겠다는 의지로 선거에서의 바람몰이를 자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의원의 이같은 신당창당 움직임도 결국은 대선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지난 대선에서 중도사퇴한 안 의원은 그동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의 조직과 경험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는 식의 발언을 수차에 걸쳐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여의도 정가는 지난 대선 당시 정당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을 안 의원으로서는 차기 대선을 위한 발판을 위해서라도 신당창당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독자세력화→지방선거→총선→대선 순의 로드맵을 짤 수 밖에 없는 배경으로 주목되기도 한다.

    안 의원으로선 기성 정치권을 뛰어넘는 새로운 비전 제시와 간판급 인물 영입을 통해 승부를 걸어야 하게 돼 있는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의미있는 성과도출은 물론 차기대선에서의 입지를 공고화 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 의원을 향해 잇단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의원이 차기 대선 재도전 의지 표명에 대해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현 정국에 대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전에 차기 대권 도전 운운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울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전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의원은 지난 대선 이후 선거 정당성 운운하며 온 나라를 혼란 속에 빠져들게 했고 사초실종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당사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 대변인은 "특히 2007년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이관에 대해 참여정부의 잘못을 인정했다고 한다. 문 의원은 대화록 원본공개를 주장하면서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했다"며 "이젠 어떻게 문제를 책임질 것인지 국민에게 밝히고 국민의 심판만을 고개 숙여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의원의 정치인으로서 행태는 대선 때 48%의 국민적 지지를 얻은 대선후보라기보다 극소수 계파의 뜻을 대변하고 이에 충성하는 모습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며 "벌써 대권 운운하며 권력에 집착하기 전에 정치인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거듭 비난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온다면, 역할이 주어진다면 식의 수동태 어법으로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니라 지금은 국민의 평가가 무엇인지 돌아보며 그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제라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의 삶에 한걸음이라도 다가가는 책임있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데 대해선 "구체적인 비전보다 애매한 입장만을 반복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혹평했다.

    민 대변인은 최근 "안 의원은 우리나라 정치가 건강하지 않다며 민생정치, 생활정치를 위해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확실한 창당 시기나 신당의 이념과 철학 등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정치세력화와 신당 창당이 야권연대를 두고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는 양상으로 나타난다면 변화와 새정치는 그야말로 공허한 바람이 되고, 국민들은 안 의원의 정치 리더십에 또 한 번 크게 실망할 것"이라며 "안 의원의 행보가 야권세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안 의원은 이제 더 이상 본인 특유의 '안개' 속을 걷는 듯한 애매모호한 화법이 아니라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화법은 안 의원이 외치는 새 정치를 오히려 방해하는 '공적 1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눈치보기식의 곁불정치를 한다면 그야말로 신(新)정치가 아니라 '쉰 정치'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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