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탈DJ-탈노’ 마이웨이 선언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4-01-15 17:19:13
    • 카카오톡 보내기
    DJ계-친노 반발...중도포기 가능성 배제 못해
    [시민일보]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5일 대대적으로 당직을 개편, 김한길 체제를 새롭게 구축하는 등 독자적인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이자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고(故)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DJ계와 친노계의 반발로 ‘김한길의 마이웨이’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노웅래 대표 비서실장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는 등 주요당직을 개편했다.

    후임 비서실장에는 김관영 수석대변인을, 당 전략기획본부장에는 최재천 의원을 임명했다. 당 수석대변인은 이윤석 의원, 대변인은 박광온 당 홍보위원장과 한정애 의원이 맡게 됐다.

    이번에 주요당직에 임명된 인사들은 모두 DJ계 및 친노계와는 거리가 있는 ‘김한길의 사람들’로 꼽힌다.
    이 같은 인사는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김 전 대표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햇볕정책의 수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탈(脫)DJ’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새 대북정책의 내용, 사안별 대응 방안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대표가 “내부에 잔존하는 분파(分派)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사실상 당내 친노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당내 분파 행동에 대해 징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날 대변인으로 임명된 한국노총 출신인 한정애 의원은 “어떤 정책이건 시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는 게 맞다”며 “벌써 20여 년이 지나면서 당시와 지금의 동북아 정세나 북한 내부 상황 등이 다를 수 있는 만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해나가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동철 의원도 “우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승계했다”며 “중요한 것은 국민이지 북한이 아닌 만큼 과거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를 넘어설 때도 됐다. 북한인권법 등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변화를 모색하는 당 지도부의 노력에 칭찬해줘야 한다”고 힘을 실어주었다.

    민주정책연구원장인 변재일 의원도 “햇볕정책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개발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북핵을 막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며 햇볕정책에 대해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DJ계 박지원 의원은 전날 광주에서 “햇볕정책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개발했느냐”고 반발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통일의 원칙이자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대표적 친노계 이재정 전 장관도 “햇볕정책을 수정한다는데 뭘 수정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햇볕정책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개발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DJ계와 친노계의 반발이 지속될 경우 ‘김한길의 마이웨이’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실제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햇볕정책의 원칙을 고수한다"며 "대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