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PTSD와 동료상담관 제도

    기고 / 노명희 / 2014-03-05 16: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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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중부소방서 안전보건담당 노명희
    ▲노명희
    모든 재난현장과 소방관은 필수 불가결한 관계다.

    최근 경주 마우나리조트에서 10명이 사망하고 1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참으로 안타까운 붕괴 사고가 있었다.

    대학생 딸은 둔 엄마로서 또한 소방공무원으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픈 사고였다.

    누구나 위기 상황에서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119를 누른다.

    그만큼 119는 온 국민이 기대는 생명의 전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우리 소방대원들은 재난현장에서 중상자를 구조하고 사망자를 인양하며 그 모습을 직접 목격하는 등 출동한 대원들의 마음은 오랫동안 치유되지 않은 채 정신적으로 힘겨운 상태이다.

    각종 보도 매체를 접하면서도 가슴이 아픈데, 현장에서 매일 아픔을 접하면서 살아가는 소방관의 마음은 과연 어떠하겠는가?

    119대원으로서 화재, 구조, 구급현장에서 수년간 근무한 소방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모두 정신적 외상(trauma)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밖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2013년 전국소방관 2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소방방재청의 통계에 따르면, 인천소방공무원 2260명중 11.6%인 250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8.6%인 194명이 우울증에 시달리며, 34.2%인 768명이 수면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직무와 관련된 스트레스장애는 본인은 물론 방치하게 될 경우 가족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 소방도 외적인 부분을 넘어 내적 문제인 심리적인 문제에 접근하여 선진 소방으로 한 걸음 도약해 나가야 할 때이다.

    건강한 정신에서 오는 안정된 마음과 사랑을 담은 따뜻한 손길이야말로 진정한 구조의 손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119소방대원은 온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전령사이기 때문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현장소방대원의 외상사건 노출로 인한 PTSD를 예방하기 위해 운영하는 동료상담관 제도에 박수를 보내며, 선진소방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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