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원로목사의 독설

    기고 / 이기문 / 2014-04-07 15: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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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문 변호사
    교회 창립주일이라고 해서, 은퇴한 원로목사를 초청해 설교를 들었다. 은퇴한 원로목사이기에 교회 목회를 하면서 잘못 처리했던 일들에 대한 반성과 회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설교의 방향은 기대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는 설교의 첫머리에서 먼저 자신이 서운했던 이야기부터 꺼내기 시작했다. 자신이 은퇴하니까 교회에서 자신을 예배 참석하지 말라고 했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새로운 담임목사가 왔기에 가급적이면 원로목사가 참석해서 신임목사의 목회방향에 관해서 간섭하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아 가급적이면 담임목사의 목회에 관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하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의논하면서 시작된 논의가 가급적이면 교회로부터 멀리 계시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본인도 동의한 터인데 이 이야기가 그만 교회를 나오지 말라고 했다면서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또 다시 그는 ‘교회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 죄인’이라면서 ‘잘 난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 잘 난 사람이 있으면 나와 봐라!’라는 식이었다. 교회에 나오는 이는 모두가 죄인인데 굳이 교회 안에서 잘난 사람이 어디에 있고 못난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는 취지의 설교라면 충분히 이해가 될만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의 설교 내면에는 교회 안에서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일갈이었다. 너희들이 똑똑하면 얼마나 똑똑하냐 라는 식의 힐난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이 이 교회를 울면서 떠났는데 그의 십일조는 지금 그 교회에서 일등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에 대하여도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의 해명을 하였다.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1년에 한 번씩 와서 설교를 하는 원로목사의 설교치고는 조금 격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오늘 날 교회가 ‘예수 없는 교회’로 회자되고,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신뢰를 잃어버린 이유’를 그 원로목사는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목사들의 설교는 어찌 보면 ‘말은 잘하고, 내용은 인터넷으로 조각하여 표절하는 내용’인데, 그들의 행동은 교인들이나 일반인들로부터 존경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무조건 기도하라는 내용으로 강조하면서 자신들은 정작 기도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목사들이다. 목회직을 하나의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거나, 또는 기득권으로보아, 자신의 명예나 권력과의 친분수단으로 삼는 정도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사례금이 줄어들거나 줄이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 대하여는 눈에 쌍심지를 끼고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 바로 목사들이다.



    어느 교단이든지 간에 그간에 그와 같은 목회자들이 양산된 것은 교회 지도자들의 책임이다. 실제로 기독교는 '만인 사제론'을 토대로 하여 카톨릭의 부패에 반대하면서 일어난 종파이다. 교황 중심의 독선적인 신앙체계에 반기를 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오늘의 기독교는 카톨릭의 부패보다도 더 심한 부패 현상을 가져오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직업인에 불과하고 사업가에 불과하다. 목회사역이 아니라 목회사업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한국 교회의 타락이 이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이단목사보다도 더 심한 사이비성의 목사들이 많다. 그들은 신실하지도 않다. 그리고 그들을 뒷받침하는 교회 지도자들, 장로, 안수집사들, 권사들이 있다. 이들의 협력에 교회는 멍들어가고 있는 상황이고, 교인들은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나는 것이 오늘날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목사들의 설교는 깊은 사색과 명상과 신앙의 실천을 통해서 얻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들의 설교 내용은 인터넷에서 수집하여 표절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설교 준비시간이 불과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들의 설교내용으로 교인들이 위로받기 보다는 권면의 수준을 넘어 탄핵수준에 이른다. 교인들 야단치는 수준의 내용들이 즐비하다. 죽은 설교 뿐인 것이다. 즉 감동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번 원로목사의 설교는 독설에 불과하다. 자신의 행동을 통하여 감동을 주는 대목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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