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온건파 '장외투쟁' 책망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4-08-28 10: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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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태 의원 "강경파 득세하면 나라 망한다는 말. 일부가 야당 좌지우지 뜯어고쳐야. 민생법안 처리지연 의원 직무유기"
    김영환 의원 "작년 100일투쟁 효과없고 명분 잃어.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 지지 못받아. 문재인 단식, 박영선에게 힘못모아""
    황주홍 의원 "국민이 싫어하는 장외투쟁 왜하나. 당 의원중 절반 이상 반대하는 듯. 박영선,강경파 떠밀려 가고있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그동안 강경파 위세에 눌려 침묵하던 새정치민주연합 내 온건파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실제 지도부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이 3자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면서 강경투쟁에 들어간 가운데 이를 반대, 연판장을 돌리는 당내 움직임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최고위원을 지낸 조경태 의원은 28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강경파가 득세하면 나라 망한다는 말이 있다”며 “일부가 야당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뜯어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먼저 “단식과 장외 투쟁은 대의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국민들을 걱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들이 정치를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국회라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다. 이곳을 떠나 장외 투쟁을 하는 것은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의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보고 스스로 무능함을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정치라는 것은 국민의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인데 지금의 정치는 갈등을 조장하는, 그래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며 “좀 더 폭넓게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으로 인해 다른 민생법안들도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며 “다른 민생 법안 처리를 늦추는 것은 일종의 국회의원으로서 직무를 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두 번이나 합의안에 서명을 했음에도 의원총회에서 추인하지 않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일부 계파의 세력들이 야당을 좌지우지 하는 이런 형태는 반드시 뜯어 고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의원의 단식을 겨냥해서는 "박영선 비대위원장을 추대해서 그 자리에 모셨으면 때로는 100%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지도부로서의 권위를 세워줄 필요가 있다"며 "올려놓고 흔드는 건 썩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중진 김영환 의원도 이날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 "야당이 국회를 포기하는 것은 이순신 장군이 화포를 버리고 칼로 싸우는 것과 같다"며 장외투쟁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야당이 국회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역할을 병행해야 할 텐데 보이콧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결국 이 투쟁은 명분과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포기하는 것은 아주 극단적이고 예외적으로만 가능한 일인데 이건 직무를 포기하는 일”이라면서 “세월호 특별법을 관철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량을 스스로 무장 해제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8월1일에도 국정원 대선개입사건과 NLL사건이 있을 때 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100일 투쟁했으나 결과적으로 우리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명분도 잃었다”며 “국회의원들이 장외 투쟁에 몰입하는 것, 국회를 보이콧하는 것, 이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세월호 특별법을 관철하는 것과 함께 민생법안과 다른 현안들도 처리하는 자세를 가져야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의 단식에 대해서는 “1480만 표를 얻었던 대통령 후보가 광화문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는 여러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 더구나 우리당에서 가장 중요한 분들 중 한 분이신데, 이 분이 단식을 진행함으로써, 우리당이 천막을 치거나 그런 일도 하지 않았는데 실제로 장외투쟁으로 비치게 되고, 또 박영선 대표에게 힘을 모으지 못하고 시각을 분산시키는 문제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황주홍 의원 역시 장외투쟁에 반대하며 “당은 국회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의원은 이날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장외투쟁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반대하고 싫어하고 있다.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자체 조사한 여론조사를 보면 62%가 장외투쟁이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과거)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시절과 김한길 전 대표 때 장외투쟁 않겠다고 다짐하고 약속했었다. 또 이번에 박영선 새 비대위원장도 취임하자마자 투쟁정당의 이미지를 벗겠다, 낡은 과거와 결별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았었느냐”면서 “지금은 과거 독재정권 시대 때 독재타도를 위해서 민주화운동을 하던 시절과는 전혀 다른 환경이다. 이제는 장외투쟁방식은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국민이 싫어하는 것을 하느냐”며 “왜 선거에 지는 길로 가려고 하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당 소속 130명의 의원 가운데 15명만 장외투쟁에 반대하는 성명에 동참한 것에 대해 “저희가 엊그제 점심 먹으면서 몇 사람들이 입장을 좀 밝힐 필요가 있지 않냐, 그래서 두세 시간 만에 연락을 해서 하다보니까 참여 숫자가 많지는 않았다”며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이다. 대충 저희들이 느끼기에는 절반 이상이 장외투쟁 방식에 대해서 반대하고 이건 아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현재 인적 구성비에 있어서 진보강경파가 다수이고, 또 진보강경파는 상당히 발언권이 세다. 운동권 출신이다 보니까 전투력이 워낙 좋은 분들이라 의원총회를 하게 되면 총회 분위기를 지배한다. 그러다보니까 온건파들이 발언하기를 꺼려하고, 또 다수 강경파에게 혹시라도 밉보일까봐 조심스러워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이 솔직한 지금 저희 당의 문화”라며 온건파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당내 분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지도부, 박영선 비대위원장도 원래 장외투쟁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근데 강경파에 떠밀려서 지금 가고 있는 거다. 작년에 김한길 당대표가 서울시청 앞에 천막당사를 치고 장외투쟁에 나갔는데 그때도 김한길 대표가 안 나가려고 온갖 노력을 한 거다. 그랬는데도 강경파에 밀려서 나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으로서 국회를 포기하고 국회 밖으로 장외투쟁 나가는 것은 지금은 그런 시점과 상황도 아니지만 효율성과 능률적 관점에서나 효과 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회는 야당으로서 여당을 압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최대의 투쟁 수단이고 투쟁의 장소다. 국회 내에서 총리를 부르고 장관을 부르고, 또 우리 의사를 여러 가지 형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장소이고 기관이기 때문에 국회 내에서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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