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박-野 친노, 불통 ‘마이웨이’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4-10-13 14: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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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여야 각 정당의 계파갈등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실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는 친박계를 철저하게 ‘왕따’시키고 있다. 친박계의 눈치조차 보려들지 않는 비박계의 기세등등한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 친박은 신주류로 부상한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 철저히 소외돼 고립무원 상태에 놓인 것이다.

    그러면 야당은 어떤가. 친노계가 장악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체제는 비노계의 지도부 진입을 원천봉쇄했다. 같은 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친노를 향해 “교조주의적인 태도”라고 쏘아붙일 정도다.

    먼저 새누리당을 살펴보자.

    새누리당은 13일 조직강화특위(조강특위)를 구성했다. 조강특위 역할은 현재 공석인 12개 당협위원장을 선정할 뿐만 아니라, 원외 당무감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당협 등의 위원장 교체까지 결정한다고 한다. 또 교체 기준도 새로 만드는 역할도 맡게 된다.

    이를 위해 김무성 대표는 취임 이후인 지난 9월말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 원외당협을 대상으로 고강도 당무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조강특위 명단을 보니, 이군현 위원장을 비롯해 대부분 김 대표와 가까운 비박계 일색이다.

    실제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과 함진규 경기도당 위원장, 강은희 의원, 김현숙 의원, 정양석 제2사무부총장 등 5명이 위원으로 선임됐는데, 친박계는 함진규 의원 한 사람뿐이다.

    비박계와 친박계의 비율이 5대 1인 셈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교체대상 당협 위원장들은 대부분 친박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서청원 최고위원을 지지하던 당협위원장들이 당무감사의 '물갈이' 표적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새누리당에서 비박계가 득세하는 모습은 이미 보수혁신위를 구성할 때부터 나타났다. 당시 김무성 대표의 혁신위가 ‘친박계 말살용’이라는 원색적인 얘기까지 여의도 정가에서 나돌았을 정도다. 실제 김 대표는 주요 당직에 비박계 인사를 발탁하고 보수혁신특별위원회 대표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임명하는 등 사실상 친박을 배제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숨죽이며 지켜보던 친박계의 불만이 폭발할 경우, 그 파괴력으로 당이 깨질지도 모른다.

    새정치연합도 특정계파가 독단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새정치연합 조강특위는 새누리당이 비박계 일색으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계파별로 인원을 안배하는 등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위원장 분배에 따라 차기 당권은 물론 총선 공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대적인 ‘계파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강특위에 지역을 나눠 계파 인물들을 배분한 것이 오히려 신경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럴 경우 당 지도를 장악하고 있는 친노계가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문희상 비대위체제에서 문 위원장을 비롯해 문재인 비대위원 등 대부분이 친노계이고, 비노계는 고작 박지원 위원 한 사람 뿐이다. 민집모가 중도성향의 인사를 비대위원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최근 경선에서 승리한 우윤근 원내대표도 친노계다. 비노계가 철저하게 ‘왕따’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치권 일각에서는 중도성향의 신당 창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동영 상임고문이 “제3정당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당 밖의 전문가 그룹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것은 맞다. 지금 이런 위기 상황을 당 지도부, 비대위만 모르고 있다. 조금 더 겸손한 자세로 당원들의 생각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충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경재 전 의원도 “다음 총선에선 제 3세력이 등장해 3파전 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민집모 소속 의원들을 비롯해 조경태·김영환 의원 등 중도성향의 인사들이 친노 강경파로부터 분리해 나와 세력을 만들고, 거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안철수 의원 등이 대권을 위해 합류하는 제 3당이 탄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어쩌면 새누리당 비박계와 새정치연합 친노계의 ‘불통 마이웨이’가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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