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개헌봇물’ 발언 철회했으나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4-10-23 14:29:21
    • 카카오톡 보내기
    김태호 “대통령께 염장”반발 ...최고위원직 사퇴
    홍문종 “당내 이원집정부제 의견은 소수” 비판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자신의 ‘개헌 봇물’ 발언 후유증 수습을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국면이다.

    청와대와의 불편한 관계는 물론 당내 친박계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 여론도 민생보다 개헌을 우선시한 김 대표의 발언을 질타하는 분위기다.

    급기야 23일에는 김태호 최고위원이 개헌문제가 정국이슈가 돼 경제 활성화가 묻히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최고위원직 사의를 표명, 가뜩이나 어려운 김 대표의 입지를 몰아세웠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야권 주요 인사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고 청와대와 우리 새누리당의 갈등을 부추기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당청갈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과 청와대는 주요 현안의 정책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고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라며 "이같은 의견조율을 갈등으로 확대해석하고 매도하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전날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도 자신의 개헌 발언으로 촉발된 당청 긴장 관계와 관련, "대통령과 나를 싸움 붙이려고 난리인데, 절대 싸울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중국 여행이 끝나는 날 경계심이 무너져 말 한마디를 잘못해서 본의 아니게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내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언론에 불만을 표시했다.

    김 대표의 이런 모습에도 당내 반발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좀 통과시켜달라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애절하게 말해왔다"며 "그런데 국회에서 어떻게 부응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오히려 '개헌이 골든타임'이라고 하면서 대통령한테 염장을 뿌렸다"고 김무성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국회가 도대체 뭘 하는 곳인지, 뭘 할 수 있는 곳인지, 밥만 축내고 있는 건 아닌지 정말 돌아봐야 한다"며 최고위원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김 대표의 개헌발언 후유증으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해외에 나가시면서 간곡히 당부하셨다. 지금 민생, 경제가 중요하니까 개헌론은 당분간 자제했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하고 가셨다"며 "그런데 중국에서 그런 말씀을 해서 지금 대통령께서 상당히 난감해지셨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야당에서 박지원 전 원내대표, 우윤근 원내대표가 쌍수를 들어서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그래서 국정감사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런 이슈들이 지금 완전히 다 묻히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홍 의원은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 대표 발언은 실수가 아닐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사실상 동의하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김무성 대표가 정치적인 타임스케줄에 의해서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었다”며 “중요한 정치 이슈를 먼저 선점하는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 지금이 적기가 아닌가, 이렇게 주변에서 조언을 했을 것이고, 그 유혹을 참지 못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가 언급한 ‘이원집정부제’에 대해선 “새누리당 내에서 이원집정부제를 얘기하시는 분은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소수”라고 일축했다.

    김태호 사퇴와 관련, 홍 의원은 "최고위가 됐건 당이 됐건 하나로 만들어 조화를 이루는 리더십을 기대했는데 100일도 안돼 혼란의 와중에 놓여 있으니 안타깝다"며 "어떻게든 합리적인 수습을 통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