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당’ 가능성과 성공의 조건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5-01-02 12: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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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야권에서 신당 창당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 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우선 당장 제1야당의 지지율은 비록 바닥세라고하는 하지만 여전히 심리적 마지노선인 15%대를 상회하는 수치다. 실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20%대다.

    게다가 신당 깃발을 치켜들 마땅한 인사가 보이지 않는 것도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진보진영 시민사회 인사 105인이 신당 창당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으나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거기에 대중적인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설사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합류한다고 해도 그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이는 필자가 최근 ‘제 3당’ 가능성을 묻는 지인에게 한 말이다.

    아마도 내심 신당 창당을 기대했던 그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 판세다. 앞으로는 그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도 2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 2.8 전당대회 이후 당장 분당을 하거나 신당을 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6월쯤 지나고 총선이 다가오면 어떤 형태로든지 제3의 신당이 새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가능성을 ‘70%’라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대체 새정치연합 2.8 전당대회 이후 6월 경에 무슨 일이 벌어지기에 신당이 만들어 진다는 것일까?

    그 전에 먼저 신당론의 진원지를 살펴보자.

    신당을 언급하는 세력은 크게 양 갈래다. ‘국민모임’과 ‘비노진영’이다.

    국민모임은 지난 12월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새롭고 제대로 된 정치세력의 건설에 함께 앞장서자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국민모임에는 김세균 전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명진 스님, 정지영 영화감독,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국민모임 측은 오는 3월까지 신당 창당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한편, 참여 인사들을 중심으로 실제 창당 추진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고작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국민모임에 참여를 검토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한마디로 정치권 내부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다는 말이다.

    정치권 내부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신당창당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 사례가 바로 ‘국민생각’이다.

    지난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박세일 한반도재단 이사장과 장기표 녹색사회민주당 대표가 중도신당인 ‘국민생각’을 창당했다. 당시 국민생각은 전국 245개 지역구 중 200곳 이상에 후보를 내고, 비례대표까지 포함해 최소 30석, 최대 70~80석을 확보하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웠었다. 하지만 ‘프로 정치인’의 외면으로 국민생각은 단 1%의 지지도 받지 못했다. 결국 비례대표 후보 1번이었던 전여옥 후보의 국회 입성도 실패했고, 당은 선거와 동시에 해체되고 말았다.

    국민모임이 추진하는 신당 역시 그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비노진영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3지대론’은 다르다.

    ‘제3지대론’이라는 게 무엇인가.

    만약 새정치연합 차기 당권이 강경 친노 문재인 의원에게 돌아갈 경우, 중도.비노 진영의 ‘당권카드’로 거론됐던 김부겸 전 의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탈당러시가 진행될 것이고, 거기에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안철수, 김한길 전 대표가 합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새누리당 내 상대적 진보성향의 정치인들까지 가세한다면 금상첨화다.

    그런 정도의 신당이라면,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이다. 당장 제 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을 능가할 가능성마저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이 무려 30%대에 달하고 있는데 그들 가운데 상당수가 제3당 지지층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신당’의 실패사례를 들면서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 하지만,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안철수신당은 안철수 의원 개인에게 지나치게 기댄 측면이 있지만, 김부겸, 손학규, 안철수, 김한길을 한 묶음으로 하는 신당이라면, 정책이나 성향 모두 엇비슷하기 때문에 적어도 어느 한 사람의 실수로 신당의 꿈이 물거품 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명분이다. 단지 ‘친노 반대’라는 구호만으로 신당을 만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신당창당이 계파싸움으로 비춰지는 것만은 어떻게든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들 앞에 신당이 집권 가능한 세력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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