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누리당 일각에서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거물급 후보를 내보내야 한다는 이른바 ‘중진 차출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중진차출'은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사무총장으로서 선거사령탑을 맡았던 홍문종 의원의 선거필승 아이디어의 일환이었다.

홍 의원은 당시 여당의 참패가 예상됐던 경기, 인천, 제주시장 선거에 남경필, 유정복, 원희룡 등 중진급 정치인들을 광역시장 후보로 차출,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얻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차출 대상으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김황식 전 총리 등이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8일 “이번 보궐선거는 김무성 대표 입장에선 참 난감하기 이를 데 없는 선거다. 선거에서 패할 경우 퇴진론이 불거질 것”이라며 “김무성 대표 입장에선 무조건 이기고 보는 게 최선이다. 이것이 중진 차출설의 이론적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을 두 번이나 했으니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라는 것이고,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역시 경기지사를 2번이나 했으니 성남 중원 출마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거다. 또 호남 출신의 김 전 총리는 광주 서구을에 출마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구체적인 출마지역과 중진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썩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오 전 시장의 측근들은 “관악을은 새누리당 후보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라며 “나가서 장렬하게 전사하라는 얘기냐”고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측근들 역시 “생각도 없고 의향도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김 전 총리도 자신의 출마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 후보 거론보다는 광주 U대회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온 만큼 U대회 취재만 해달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김무성 대표 역시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문수, 오세훈 두 사람은 (보궐선거 출마에)뜻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락 온 적도 없고 당 차원에서 접촉한 적도 없다”며 “지역에서 뛴 사람들을 배제하고 거물급 인사를 공천하면 선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