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은퇴’손학규 상종가...非盧 구심점 되나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5-05-10 14: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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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걸 당선 뒤에 안철수 김한길 박지원...그리고 손학규?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당내 내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전남 강진으로 내려가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어 주목된다.

    손 전 대표는 최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 당선에 비노계 안철수,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및 박지원 의원 측과 함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직접 전면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이들 계보로 분류되는 이윤석·문병호 의원 등 10여명이 원내대표 경선 기간에 '문재인 견제론'을 만들기 위해 매일 한두 차례씩 모였고, 특히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전남 강진으로 손학규 전 대표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4월 말 쯤 전남지역 의원들을 상대로 유세전을 벌이던 중 강진의 손학규 전 고문을 찾아가 만남을 성공시켰다.

    당시 손 전 고문은 "의원 개개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완곡한 입장을 밝혔으나 손 전 고문이 그를 만나 준 것만으로도 상당한 힘이 됐다는 후문이다.

    앞서 2.8 전당대회 국면에서는 문재인, 박지원 의원이 손 전 고문과의 회동을 추진했고 정동영 전 의원은 탈당을 결행할 즈음 손 전 고문을 찾았으나 모두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그러다보니 손 전 고문이 머물고 있는 전남 강진의 토담집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호남정치복원'을 내걸고 재보선에서 당선된 천정배 의원도 지난 8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회가 되면 손 전 고문과 인사도 드리고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에서 어떤 분은 너무 책임을 안 져서 문젠데, 손 전 고문은 너무 세게 책임을 지는 것 같다. 재보선 패배는 손 대표의 잘못이 아니고 야당을 위해 할일이 많은 분이다. 어려울 때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새정치연합이 최근 친노-비노간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대표적인 비노 인사인 손 전 고문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실제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치욕적'이란 표현을 쓰며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빌미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제공했다.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을)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문제"라고 주승용 의원을 비판했고, 이에 주 최고위원은 “나는 사퇴한다. 지도부도 사퇴해야 한다”며 자리를 떴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김한길계로 꼽힌다. 문 대표는 그의 최고위원 복귀를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박지원 의원이 <TV조선>에 출연,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지나가면 안 된다"면서 "문재인 대표가 책임질 일은 책임을 지고, 국민과 당원 앞에 그 의사 밝히는 게 건강한 당으로 다시 일어서는 일"이라고 사실상 ‘문재인 책임론’을 거듭 거론했다.

    다만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노골적인 표현보다 그러한 결정은 문재인이 잘해야 한다고 답변을 대신한다"고 답했다.

    노골적인 표현은 피했으나 사실상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 대안으로 손 전 고문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 당시 손 전고문을 만난 이종걸 원내대표는 “손 전 고문을 만나 두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면서 "손 전 고문이 결국 정계에 복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원내수석부대표에 이춘석·이윤석 의원을 내정했다. 이춘석 의원은 여야 협상을, 이윤석 의원은 원내 기획을 전담하게 된다. 전북 익산갑이 지역구인 이춘석 의원은 당 대변인과 전략홍보본부장을 지낸 재선 의원으로, 지난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대표와 가깝다. 이윤석 의원은 전남 무안·신안이 지역구로 박지원 의원의 측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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