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문재인, 혁신기구로 정면돌파 모색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5-05-17 11: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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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빼든 김한길-어정쩡 안철수, 각자도생 나섰나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4.29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촉발된 새정치민주연합 내분이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으로 집결되는 가운데 공동전선을 구축했던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17일 "지난 해 7.30 재보선 패배로 함께 물러났던 김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그동안 공동전선을 구축해 온 것으로 인식돼 왔으나 문재인 책임론을 놓고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김한길 전 대표가 문대표 퇴진론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와 선별적 협력 노선이라는 다소 어정쩡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최근 문 대표를 향해 "친노 좌장이냐 야당 대표냐 결단하라"며 문 대표 사퇴론을 정면으로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1일 개인성명을 통해 "문 대표는 더 시간을 끌지 말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었다.

    지난 15일에는 문 대표가 발표하려던 입장표명 글에서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친노패권주의 청산' 주장을 지분 나눠먹기 요구로 사실상 규정, 정면돌파 의지를 밝히려 한데 대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 대표의 상황인식이 당원들의 뜻과 너무 다르다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며 "재보선 패배에 대한 성찰이나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가 전혀 없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모든 선거에 대한 결과는 대표 책임"이라면서도 정작 문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 그는 문 대표 책임론이 제기된 초기, 문 대표와의 긴급 회동을 통해 신임 원내대표를 합의추대를 제안하는 등 당 위기 국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문대표의 인재영입위원장직 제안은 일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안철수 전 대표는 문 대표와 전면적 협력관계 보다는 선택적 협력관계를 설정한 것 같다"며 "안 전 대표가 비록 비노 진영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현재 비노 진영의 중심이 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선택한 고육책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벼랑 끝에 내몰린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대책회의를 열고 쇄신책 중 하나로 마련한 '혁신기구' 구성에 대한 구체화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당 지도부는 지난 15일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공천기득권 포기를 비롯한 공천혁신 문제는 물론이고 모든 의제를 제한 없이 논의할 혁신기구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기구에는 각 계파를 망라한 모든 인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계파의 모든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쇄신책 로드맵에는 이 기구의 목적과 권한, 참여 인사 등 세부적인 운영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비노 측은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유성엽 의원은 성명을 통해 "혁신기구는 출발부터 '꼼수'가 도사리고 있다"며 "특히 세부 공천 경선룰 등을 정하는 공천혁신추진단은 재보선 기간 중 중단했던 활동을 이미 재개했다는 소식이 있다. 그러니까 친노의 순수성이 의심되고 패권세력으로 비난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당내 난맥상을 적당히 미봉하려는 술책으로 읽힌다"면서 "전 계파가 참여하는 혁신기구를 구성하려거든 즉각 공천혁신추진단 활동부터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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