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혁신기구' 놓고 동상이몽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5-05-20 17: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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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非盧, ‘文-安 연대’에 냉담...“일단 지켜보지만 글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단독 회동을 갖고 당 위기탈출방안으로 제시된 혁신기구문제를 논의했으나, 기구의 ‘권한’등 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비노 측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이같은 연대 움직임에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반응은 부정적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20일 “어제(19일) 문 대표가 서울 모처에서 30여분 간 회동을 갖고 안의원에게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전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안의원 측에서 수락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 안 의원은 문대표와의 회동 이후 "당의 위기 상황에 대해 공감한다"며 "당 혁신위원회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의 이 같은 입장은 혁신기구의 권한과 시기 등에 대한 문 대표와의 의견조율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당초 당 지도부는 혁신기구에 대해 '최고위 아래에 두고, 결정은 최고위 의결을 받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문 대표도 "앞으로 초계파 혁신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그 인선이나 구성, 그리고 조직과 권한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최고위에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계파적인 혁신기구가 관장할 사항에 대해서는 최고위가 그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전권을 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가 '최고위가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전권을 준다는 뜻'이라고 규정한 것은 일종의 '조건'을 내건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안 의원은 "당 대표에 준하는 권한을 위원장에게 주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표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할 경우 위원장직을 수락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혁신기구 활동기간을 놓고도 문 대표와 안 의원은 뚜렷한 의견차를 보였다.

    당 지도부가 당 혁신안을 마련할 시한을 '6월 이내'로 못 박은 반면, 안 의원은 전권 부여 대상으로 '활동기간'까지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안 의원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당 지도부와 새로운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도권 출신 모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도 아니고 혁신기구에 전권을 준다는 것은 최고위의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특히 6개월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최고위는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당 최고위가 혁신기구 의제로 ▲공천혁신 ▲당무혁신 ▲인사쇄신 등 당 쇄신에 필요한 문제들로 폭넓게 열어둔 것은 원혜영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공천혁신추진단과 역할이 너무 겹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혁신기구 설치에 대한 당내 불만이 여전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특히 비노 측에선 이른바 ‘문재인-안철수 연대’시도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TBS라디오에 나와 “혁신의 대상은 문 대표 자신”이라며 “백번 양보해서라도 혁신위원장이라면 의총 등 민주적 절차를 통해 뽑아야 한다”고 절차적 문제를 거론했다. 이어 “안 의원이 (위원장 제안을) 받는다면 그건 독배를 마시는 것”이라며 “문 대표가 일방통행하는 혁신은 어렵다”고 단언했다.

    전남도당위원장인 황주홍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혁신기구' 구성안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황 의원은 "당내에 이미 그런 기구들이 있는데 새로운 기구를 추가로 만든다고 해서 얼마나 달라질 수 있겠느냐"며 "중요한 것은 당 최고지도부인 문 대표의 결단과 결심,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에 대한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들은 지금까지 나온 것을 전부 합하면 몇 트럭분이 될 것"이라면서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실천과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재인 대표에 대해선 "문 대표는 좋은 덕성을 갖고 있는 좋은 지도자이지만, 당의 최고 지도자라면 전례 없는 참패에 여러 가지 계산과 복안, 전략적 숙고가 있다고 해도 일단 외형적으로는 그만두겠다고 했었어야 한다"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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