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혁신위 vs. 조국 혁신위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5-06-10 15: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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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지지부진하던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 인선이 드디어 10일로 마침표를 찍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 인선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당초 본인 외 외부인사 6명과 내부인사 4명으로 혁신위를 구성할 방침이었으나 인선 과정에서 외부인사 5명, 내부인사 5명으로 조정됐다.

    내부 인사 중 현역 의원 몫으로는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인 민평련 출신의 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재선의 우원식 의원이 임명됐으며, 기초단체장 몫으로는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이, 원외위원장 몫으로는 친노계 최인호 부산 사하갑 지역위원장이, 당직자 몫으로는 이주환 당무혁신국 차장이, 청년 몫으로는 이동학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장)이 각각 발탁됐다.

    여기에 전혀 의외의 인물이라거나 특별히 시선을 끌만한 이름은 없는 것 같다.

    그러면 외부인사는 어떤가.

    외부인사로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춘숙(여) 전 한국여성의 전화 상임대표, 정채웅 변호사, 임미애(여) 경상북도 FTA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이 선정됐다.

    다른 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사실 국민들에게는 조국 교수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낯선 이름일 것이다.

    한마디로 김상곤 혁신위에 조국 교수를 제외하고는 국민이 특별히 관심을 가질만한 위원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다보니 여의도 주변에서는 ‘김상곤 혁신위’가 아니라 ‘조국 혁신위’가 될 것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김상곤 위원장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얼굴마담’일 뿐이고, 실제로는 조국 교수가 혁신안을 만드는 실세가 될 것이란 뜻이다.

    앞서 지난 달 20일 문 대표가 안철수 의원에게 혁신위원장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온 날, 필자는 <문재인 복심은 조국>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문 대표가 심중에 담고 있는 혁신위원장은 안철수 의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문 대표는 조국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낙점해 둔 상태일지도 모른다”고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

    심지어 혁신위원장으로 김상곤 위원장이 선임된 다음날인 지난 달 25일에도 필자는 <김상곤, 설마 조국 교수의 ‘얼굴마담’?>이라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직을 수락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은 사실상 조국 서울대 교수의 ‘얼굴마담’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사실 당시 조국 교수는 각 언론을 통해 혁신위원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마당이었다.

    그럼에도 필자는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거기에는 ‘꼼수’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조국 교수가 혁신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선 새정치연합 비노계가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반대가 심했다. 그런 상황에서 조 교수는 혁신위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언론에 흘리는 이른바 ‘언론플레이’를 했고, 그로 인해 비노계의 경계심이 느슨해 졌다. 그 때에 문 대표는 혁신위 구성에 대해선 김상곤 위원장에게 ‘전권’을 부여했고, 김 위원장이 조 교수를 혁신위원으로 발탁한 것이다. 문 대표는 자신의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김 위원장의 손을 통해 자신의 뜻을 관철 시킨 셈이다.

    그러면 그것이 ‘김상곤 혁신위’든 ‘조국 혁신위’든 문 대표가 혁신위원회를 통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조국 교수는 앞서 문 대표에게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을 언급하면서 ▲호남 현역의원 40% 이상 물갈이 ▲4선 이상 중진 용퇴 등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그런 조교수가 혁신위에 포함된 만큼, 이를 적극추진하려 들 것이다. 즉 호남 중진 의원들과 비노 중진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하려 들 것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비노계는 지금 ‘벙어리 냉가슴 앓듯’말이 없다. 김상곤 위원장에게 혁신위원 구성에 대해 전권을 부여하는 데 동의한 원죄(原罪)가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원죄가 내년 총선에서 그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가 될지도 모른다. 이런 우려가 한낱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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