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發, ‘신당론’어디까지 왔나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5-07-02 15: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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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 8인회동, ‘非盧연합 신당’에 공감
    정대철 김상현·이용희 등 원로도 신당논의
    천정배 박주선 등 ‘호남신당’ 움직임 보여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 의원(3선·광주 광산갑)이 ‘비노(非盧)연합 신당 창당’ 추진 의사를 밝히는 등 야권발(發) 신당창당 움직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종걸 원내대표와 박지원 의원, 강창일·김영환·신학용·주승용 의원 등 비노계의 각 분파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지난 30일 모처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동철 의원은 “당 혁신이 제대로 안 될 경우 ‘혁신 정당’을 새로 만들 수 있다”며 “여러 가지 생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의원은 당내 중도성향의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멤버로 (조경태, 주승용, 황주홍, 유성엽, 김영환, 문병호, 이종걸, 안민석, 신학용, 노웅래, 민홍철, 이낙연, 이상민, 이언주, 오제세, 전순옥, 전정희, 정성호, 최원식, 김승남 의원 등이 참여 중) 이들 중 수도권 출신 의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호남과 비주류 수도권 의원들을 아우르는 신당창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모 의원은 “김 의원이 갑자기 너무 센 얘기를 해서 깜짝 놀랐지만 참석자 모두 수긍했던 건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그동안 정대철 상임고문 등 사실상 현실정치에서 멀리 떠난 당 원로급이나 천정배 박주선 의원, 혹은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호남이라는 특정 지역 인사들 사이에서 ‘호남신당’움직임은 있어 왔으나 김동철 의원의 신당론은 의외”라며 “김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7월 중 탈당하는 현역 의원이 나올 수도 있고, 어쩌면 신당의 ‘발화점’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혁신안이 비노 청산에 맞춰지고, 이를 문재인 대표가 임명한 최재성 사무총장이 집행하게 되면 의원들 이탈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정말 ‘비노연합신당’이 창당되면 일부 호남 인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호남신당’과는 비교가 안 되는 파괴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며 “야권분열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도 “호남신당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전국 신당을 추진하는 걸로 안다”며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양창욱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천정배 의원과도 얘기했고, 함께 일하는 분들도 당내 인사들이기 때문에 수차 만났다”며 이같은 당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들은 호남신당을 준비하자고 하고 몇 개 그룹에선 활발하게 (움직이고), 또 어떤 곳은 침체된 (분위기인데) 신당을 준비하는 건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대철·김상현·이용희 등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들도 지난 달 29일 회동을 갖고 분당후 신당 창당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호 전 부의장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금 자꾸 말을 바꾸고 있다. 그런 상황 가지고는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신당, 분당 문제를 중심으로 밀도 있게 이야기하고 논의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호남 신당설’로 당선 직후부터 주목을 받아온 무소속 천정배 의원 역시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諺월 재보궐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신당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의 야권 재구성 방안을 구상 중이다. 조속하게 정리해서 뭔가 결정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 재보선 당시 천 의원을 도왔던 인사들은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신당 밑그림 그리기에 돌입했다.
    새정치연합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도 신당창당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당 혁신위원회의 최종 혁신안이 발표되는 9월 쯤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비노계 모 의원은 “김상곤 위원장이 1차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의원 평가제 시행 등을 공언한 상태인데다가 혁신위가 사무총장을 공천 과정에서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사무총장을 공천에 관여하지 못하게 한다는 말이 말장난이란 사실을 다 알고 있다”며 “그 때 현역 의원들이 집단 탈당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되면 원로그룹이 추진하는 신당 움직임은 물론 호남 출신이 각개전투 식으로 추진하는 신당 움직임이 모두 ‘비노연합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정식 의원 등은 신당 창당이 말처럼 쉽진 않을 거라고 일축했다.

    조의원은 “신당을 창당하는 데 과거처럼 중앙당에만 100억원 이상 들지는 않겠지만 당을 만들면 당장 국고보조금과 지역별 정당후원금 등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며 “물질적인 면에서도 신당 창당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훈 의원도 “현재 시점에서 (야권을 분열시키면서) 창당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창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민병두 의원 역시 이날 한 방송에 출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 의원은 “정당이 그런 정도의 파워를 가지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동의할만한 새로운 강한 리더십이 있어야 하고, 또 그 동의의 과정에서 상당한 정도의 여론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수도권을 포함해서 승리의 가능성이 따라 가야하는 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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