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파, 너도나도 ‘중도’선언하지만...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5-07-22 15: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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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22일 “당을 만든다면 내년 총선을 겨냥해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천 의원은 이날 오전 BBS 광주불교방송의 '빛고을 아침저널'에 출연, “현재로서는 신당의 형태로까지 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만약 창당한다면 그 시점을 ‘총선 이전’으이라고 분명하게 못 박았다.

    그러면 그가 만든다는 신당은 어떤 모습일까?

    그 전에 천 의원이 박준영 전지사, 박주선 의원 등 옛 민주계와의 신당창당을 위한 ‘물밑 교감설’민감하게 반응하며 선긋기에 나선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그는 옛 민주계와의 교감설에 대해 “현재 두 분(박준영 전지사, 박주선 의원)을 포함해 수많은 정치권 내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는 있지만 아직 신당과 관련한 창당이나 일정 교환 등의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며 “사실 그 분(옛 민주계)들이 어떤 신당을 만든다는 것인지 저는 잘 알지 못 한다”고 일축했다.

    대체 천 의원은 왜, 창당을 한다면서도 박 전 지사나 박 의원 등과 굳이 거리를 두려는 것일까?

    박 전 지사나 박 의원 등 옛 민주계 인사들은 비록 ‘호남 자민련’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한이 있더라도 현재의 호남민심을 반영한 ‘지역신당’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박준영 전 지사가 지난 16일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탈당을 선언한 것이나, 박주선 의원이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혁신이 부진하고 국민이 동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신당 참여를 위한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모두 ‘호남신당’을 염두에 둔 때문일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들의 탈당론이나 신당설에 대해 크게 개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실제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호남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솔직히 전국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설사 그들이 신당을 만든다고 해도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며 “호남의 자민련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반면 천정배 의원은 ‘전국정당’을 꿈꾸고 있다.

    천 의원은 이날 “신당은 전국적 개혁정당이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못 박았다.

    ‘조선일보’가 최근 입수한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가칭) 정치 세력 교체 추진단'의 '신당 창당 계획(안)'에도 오는 9월까지 현역 의원을 최소 5명가량 영입해 창당 주비위를 결성한 뒤 내년 1월 전국창당을 완료하는 5단계 창당 로드맵이 담겨 있다고 한다.

    박준영 전 지사나 박주선 의원 등 옛 민주계가 ‘호남 신당’을 불사하겠다는 각오인 반면 천 의원은 ‘전국 정당’이라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런데 그들은 하나같이 ‘중도’를 정책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신당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중도 신당’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우선 박 전 지사는 그동안 친노주도의 당내 구도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면서 줄곧 중도 성향의 신당 창당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또한 박주선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세월호 참사 때 선동하고 투쟁하는 야당의 모습을 보였다. 문 대표도 동조단식을 했다. 강경투쟁이 지난해 7䞚재보선에서 패배로 이어졌다”며 “무상시리즈 정책 등을 내놓는 교조적 진보와 좌파 정당이 아닌 중도개혁으로 정체성을 바꿔야 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급진적인 정치행보로 인해 ‘탈레반’이라는 별명을 뭍은 천정배 의원까지 ‘중도’를 선언하고 나섰다.

    실제 천 의원은 “개혁과 진보를 아우르면서 개방적이고 대화와 타협과 소통을 중시해야하며 좌든 우든 극단적인 원리주의자, 근본주의 생각은 배격하되, 다양한 입장을 융통성 있게 융합하고 포섭할 수 있는, 중용의 길을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신당파들이 모두 ‘중도신당’을 선언하고 나선 까닭이 무엇일까?

    그것이 민심이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그런 민심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과연 그들의 중도선언을 얼마나 믿고 지지해 줄지는 의문이다. 중도 깃발을 든다면 적어도 과거 정치행보에 그런 흔적들이 남겨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중도신당’의 창당주역은 아무래도 따로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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