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문재인의 ‘수난시대’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5-09-17 15: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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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여야 각 정당 대표들이 엄청난 수난을 겪고 있다.

    한 울타리 속에서 한 솥밥을 먹는 가족들의 공세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는 같은 당 소속의원들로부터도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급기야 ‘김무성 대권 불가론’이라는 폭탄발언까지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빼어든 ‘재신임 카드’는 “꼼수”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김무성 대표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가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 문제를 놓고 친박계의 공세가 본격화 되는 양상이다.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새정치연합의 혁신안이 어제 통과됨으로써 그동안 우리가 야당하고 같이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려 했던 문제가 상당히 어려움에 봉착한 것 같다"며 “김 대표의 입장을 분명히 할 때가 왔다"고 압박 했다.

    이어 그는 "김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고 감수하겠다고 말한 것을 포함해 이 문제가 어려워졌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며 "잘못하면 반개혁적, 오픈프라이머리를 안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태가 일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최고위원은 "비용과 역선택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여야가 동시에 해야 하는 난점이 있다"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으며,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도 "오픈프라이머리와 관련해서 야당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나 현재로서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만큼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어디 그 뿐인가. 윤 의원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김무성 대표만으로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김무성 불가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윤 의원은 지난 1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40%대인 것에 비해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어서 아쉽다. 여당도 대선 후보를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며 "야권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지지율을 다 합치면 김 대표보다 훨씬 많다. 야권이 단일후보를 낼 텐데 여권이 현재 상태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윤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김무성 불가론’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이미 타오르기 시작한 ‘불가론;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점차 거세지고 있다.

    그럼 문재인 대표의 경우는 어떤가. 김무성 대표보다도 더욱 처참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문재인 대표를 향해 "당에 조직화된 세력만 남았다"며 "실망한 사람들의 눈을 깊게 헤아리지 않으면 '일장춘몽'으로 끝난다"고 경고했다.

    그것도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창당 6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좌장으로 참석해서 한 발언이다.

    또 혁신안이 진통 끝에 중앙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투표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계파갈등은 전날 열린 중앙위에서도 그대로 재연됐다.

    실제 혁신안 처리를 호소하는 문 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나고, 중앙위가 비공개로 바뀌자마자 반발이 시작됐다. 혁신안이 상정된 후에도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등 비주류 의원들의 집단반발이 계속됐다. 이들이 혁신안에 대한 무기명 비밀투표를 거듭 요구했음에도 거수 결과, 비밀투표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비노계 의원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 문병호·최원식·김동철·노웅래·유성엽·권은희 의원 등은 항의의 의미로 표결을 거부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리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설사 재신임투표가 강행처리 되더라도 더 이상 문재인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어렵게 됐다.

    대체 여야 당 대표가 이처럼 ‘수난’을 겪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은 소속 정당인 새누리당 지지율의 절반 수준을 오락가락하는 정도이고,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은 그런 김 대표에게도 밀릴 만큼 초라하기 그지없다. 한마디로 국민이 그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쩌면 국민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는 당 대표가 수난을 겪는 것은 불가피한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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