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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각 언론을 통해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10인의 리더십을 분석한 결과,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토굴에서 생활하고 있는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가 1위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주자 자리를 놓고 선두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진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뒤로 밀려났다.
그나마 박 시장은 4위로 가까스로 체면을 유지했으나 문 대표(6위)는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5위)에게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 ‘대세론’후보로 주목받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역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김문수 전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공동 7위에 올랐다.
23일 <주간경향>이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김무성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대권주자들의 리더십을 분석한 결과다.
리더십 분석에 참여한 5인의 전문가는 신율 명지대 교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황태순 정치평론가다.
그 결과 손학규 전 대표는 총점 500점에서 379점을 받았고, 그 뒤를 이어 안희정 충남도지사 342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326점, 박원순 서울시장 317점,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308점을 받았다.
반면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300점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점수인 295점을 받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역시 각각 293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282점을 받는 데 그쳤다. 특히 한 때 ‘안철수 현상’이라는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대표가 254점으로 ‘꼴지’라는 치욕스런 기록을 남겼다.
대체 2017년 대선에 대해 뚜렷한 의지를 표명한 일도 없고, ‘여론조사에 넣지 말아 달라’며 대권주자 레이스에서 사실상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손 전 대표의 어떤 매력이 전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더구나 손 전 대표는 전남 강진에서 칩거하며 중앙정치 무대에는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 아닌가.
그래서 손 전 대표가 받은 점수를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역시 ‘도덕성’이었다.
손 전 대표의 도덕성 점수는 42점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도덕성 부문에서 2위에 오른 안희정 지사의 37점보다도 무려 5점이나 높은 점수다. 도덕성에 있어서 40점대를 돌파한 주자는 손 전 대표가 유일하다. 문재인 대표(36점), 김무성 대표(21점), 박원순 시장(26점)등은 아예 비교할 대상조차 못된다.
손 전 대표는 ‘커뮤니케이션’부문에서도 40점대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손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재·보궐선거에서 떨어진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음에도 문재인 대표체제가 흔들릴 때마다 구원투수로 지목됐었다. 바로 손 전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때문일 것이다.
손 전 대표는 ‘시대정신’부문에서도 40점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이 부문 역시 40점대를 돌파한 대권주자는 손 전 대표가 유일하다. 박원순(36점), 안희정(32점), 반기문(32점)등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점수다.
그런데도 필자는 손 전 대표에게 정계복귀를 권유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지난 2007년 2차 민심대장정길에 오른 그가 전남 화순군 동면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를 방문해 지하 500미터 갱에서 오전 작업을 마치고 나오는 장면의 사진을 발견했던 아픈 기억 때문이다.
당시 필자는 “이건 코스프레가 아니다”라며 “이런 진정성을 몰라준다면 우리는 유권자의 자격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소리는 당시에 큰 울림이 되지 못했다. 지금이라고 다를까 싶다.
다만 이제는 강진에서 나와서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저녁이 있는 삶’을 실천하는 노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꼭 정계복귀를 하지 않더라도, 젊은 학생을 찾아가 ‘저녁이 있는 삶’을 주제로 강연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일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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