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신드롬’, 政局 강타할까?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5-10-07 23: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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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를 향한 구애(求愛)의 손짓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작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하자 곧바로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토굴에 터를 잡고 칩거에 들어갔다. 그런 생활을 한지 벌써 1년이 넘었다.

    물론 그 기간 동안 정치와는 철저하게 담을 쌓고 살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당시 강력한 당권주자인 문재인, 박지원 두 후보가 만남을 요청했으나 그는 정중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뿌리치기도 했었다.

    주요 정치적 사안에 대해 “콩이냐 팥이야‘하며 훈수를 두는 일도 없었다. 정치인이 그렇게 무려 1년 이상을, 아무런 정치행보를 취하지 않았다면 국민들 뇌리에서 사라지는 게 상식일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손 전 대표는 잊히기는커녕 되레 날이 갈수록 존재감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신당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7일 그의 정계복귀를 간곡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천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 “나라를 걱정하고 정말 정치를 바꿔야겠다, 정치혁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라면 지금 나서줘야 한다”고 사실상 손 전 대표의 복귀를 촉구했다.

    천 의원은 며칠 전에도 "손학규, 김부겸, 유승민 세분 가운데 한분만 움직여도 신당은 무조건 성공한다"며 손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었다.

    최근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신당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도 "손학규 전 대표께서 보궐선거에 패배했다고 정계은퇴까지 했는데 과도한 책임이었다"면서 "(신당에) 합류를 해주면 큰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그를 향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당내에서 조정식·민병두·정성호 의원, 김부겸·정장선·김영춘 전 의원,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통합행동’이란 모임을 결성한 박영선 의원은 “손학규 전 대표도 통합행동을 지지할 것”이라며 사실상 동참을 희망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은 또 "지금 손학규, 손학규 하는 이유는 아마 국민들이 지나보니까 그만한 사람도 참 찾기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전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손 전 대표가 복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는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좋은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 높다"고 답변했다.

    지난 4일에는 박지원 의원이 서울 호텔 투게더에서 열린 ‘세계호남인의 날’기념대회에서 “훌륭한 지도자”라며 손 전 대표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 문재인 대표, 김부겸 전 의원, 이낙연 전남지사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민석 의원도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시대적 요구와 흐름이 손 전 고문의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며 “복귀하면 지금의 (당내) 갈등구조가 통합구조로 흐름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손 전 대표는 ‘유력 잠룡’으로 꼽히는 대권후보도 아니다.

    실제 각 언론이 꼽는 이른바 ‘빅3’대권주자 명단에는 그의 이름이 올라와 있지 않다. 언론은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빅3’로 분류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를 애타게 찾고 있다. 언론도 관심이 많다. 그가 서울로 상경만 해도 뉴스에 이름이 나올 정도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그가 지니고 있는 지도자로서의 자질, 성품, 도덕성, 국민을 위하는 마음 등등 수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가 다음 대통령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정치인이라는 정치공학 적 판단도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이다.

    실제 지금과 같은 판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즉 ‘빅3’강세가 그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여권 선두주자인 김무성 대표는 ‘반기문 대망론’으로 벌써부터 휘청거리고 있으며, 야권 선두주자인 문재인 대표는 내년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침몰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박원순 시장 역시 아들 병역비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이들을 대신할 새로운 대권주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손 전 대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지난 대선 때 나타났던 ‘안철수 현상’과 비슷한 ‘손학규 신드롬’이 내년 총선 이후에 들불처럼 번져나갈지도 모른다.

    여전히 정계은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는 손 전 대표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정국을 강타할 ‘손학규 신드롬’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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