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대안정당은 중도신당이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5-10-30 23: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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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한 신문이 29일 아주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화일보가 창간 24주년 특집기획으로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대표 최인수)에 의뢰해 지난 16∼20일 40ㆍ50ㆍ60대 각 1000명씩 3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조사의 신뢰도는 95%, 표본오차는 ±3.1%p라고 한다.

    통상 정치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투표권이 있는 만 19세 이상 전체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조사는 40대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사실 이들 세대가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넘는 52.5%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인 동시에 현재 한국 사회를 이끌고 가고 있는 ‘중추’라는 점에서 그들의 생각을 읽는 게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먼저 ‘본인의 정치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 40대는 진보(56.4%)가 보수(37.9%)보다 많은 반면, 50대는 보수(56.6%)와 진보(38.5%)의 역전 현상이 나타났고, 특히 60대는 보수(67.4%)가 진보(23.2%)보다 무려 세 배가량 많았다. 물론 ‘중도’라는 조항을 뺐을 경우다.

    이들 세대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도 보수 51.5%, 진보 42.3%로 보수 응답자가 많았다.

    이는 ‘진보 성향’의 정당이 이들 세대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 이들 세대의 정당지지도를 보면 새누리당 38.2%, 새정치민주연합 12.7%, 정의당 4.0%, 무당층 45.2%로 집계됐다.

    새누리당 지지도가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 지지율보다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구체적으로 40대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23.8%, 새정치연합 17.4%, 정의당 7.2%로 나타났으며, 50대는 새누리당 42.7%, 새정치연합 10.5%, 정의당 2.2%이고, 60대는 새누리당 56.7%, 새정치연합 7.5%, 정의당 1.3%다.

    양당의 격차가 40대에서는 '23.8% 대 17.4%’로 6.4%p, 50대의 경우 '42.7% 대 10.5%’로 32.2%p, 60대에서는 '56.7% 대 7.5%’로 무려 49.2%p나 격차가 벌어졌다.

    무당층이 제1야당 지지율은 물론 집권당 지지율보다도 높은 45.2%라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혹시 이들 세대의 유권자들은 기존 정당 가운데 ‘지지할 정당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그런 생각을 지닌 사람들은 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조금씩이라도 줄어들고 있을까?

    불행하게도 기존 정당을 불신하는 무당층은 증가추세에 있다.

    실제 지난 2월 문화일보 조사에 비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각각 7.5%p, 4.9%p 감소한 반면, 무당층은 무려 12.1%p나 늘어났다.

    이는 새정치연합을 대신할 새로운 정당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야권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만만치 않은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신당이 창당될 경우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39.5%, 새정치연합 18.3%, 야권신당 11.0%, 정의당 4.4%로 나타났다. 아직 창당도 안 된 신당의 지지율이 제1야당의 지지율과 같은 10%대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신당에 대해 국민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정확한 실체가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성향조차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신당창당을 가정한 조사임에도 26.0%가 여전히 무당층으로 남았다. 무당층이 대폭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다른 신당의 탄생을 고대하고 있는 유권자가 상당하다는 뜻일 게다.

    대체 이들이 기다리는 신당은 어떤 정당일까?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이들 세대가 바라는 신당은 정치성향상 진보적이지 않은 ‘중도정당’, 그러면서도 새정치연합을 대신할 수 있는 ‘수권정당’, 특히 무당층의 정치불신을 해소시킬 수 있는 ‘신뢰정당’인 것 같다.

    물론 20~30대의 생각은 이들과 또 다를 수 있다. 그들의 생각 역시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이자 우리나라의 중추역할을 하는 이들 세대의 생각을 읽지 못하는 정당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과연 총선이후, 차기 대선을 앞둔 시점에 국민의 부름을 받아 ‘중도깃발’을 내거는 기라성 같은 정치인이 등장하게 될까? 등장한다면 그는 누구일까?

    지역주의타파를 위해 적지에서 절치부심하고 있는 김부겸과 김영춘? 이미 한번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던 안철수? 기존 거대 양당에는 몸을 담지 않겠다는 김성식?

    이도저도 아니면 이들 모두를 포용할만한 통합리더십의 손학규?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저 지금은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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