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사실상 결별 수순 밟기?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5-12-04 19: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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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安, ‘문안박연대’거부 vs. 文, ‘혁신전대’거부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이 역제안한 '혁신전당대회'를 거부하는 등 초강수를 두고 나오자 사실상 결별수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안철수 의원은 문 대표의 ‘문안박연대’를 거부하면서 ‘혁신전당대회’를 역제안한 바 있으나 문대표는 전날 이를 일축하면서 현 체제로 총선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4일 “당을 흔들고 해치는 일들도 그냥 넘기지 않겠다는 문 대표의 강경한 입장에 당은 폭풍전야”라며 “비노 의원들은 탈당을 거론하는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문 대표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을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나의 (‘문-안-박원순 연대’) 제안은 협력하자는 건데 (안 의원의) 전대는 대결을 하자는 것”이라며 “총선을 앞둔 전대는 사생결단, 분열의 전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혁신전대’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당의 화합을 위해서 용인해야 할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그 경계를 넘는 일에 대해서는 정면대응 해 당의 기강을 세우겠다"며 당장 당무감사를 거부한 유성엽 의원과 황주홍 의원에게 도당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두 의원이 도당위원장직을 자진사퇴하든가 이를 거부하면 해당지역의원들이 합당한 중론을 모아서 대응해 줄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당의 앞길이 걱정이다. 당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우려된다”고 한탄했다. 그는 또 "혁신 전대를 분열이나 대결이라며 피하려고 한다. 혁신 전대가 가져올 변화의 바람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 측에선 이제 안 의원이 당을 나가거나 문 대표가 물러나는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노 쪽에선 '문 대표와 같이 갈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문 대표에게 "민심과 당심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전북도당 위원장 유성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당무감사를 거부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 혁신과정에서 선출직공직자 평가 하위20% 강제탈락제를 도입했다. 이는 참으로 반민주적이고 위험한 장난으로 연결될 수 있는 나쁜 제도”라며 “이는 지난 혁신활동 내내 문재인 대표께서 '당대표인 나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계파를 타파하겠다'는 언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득권을 내려놓은 게 아니라 새로운 막강한 기득권을 움켜 쥔 것이고, 계파간 갈등과 반목을 조장한 것”이라며 “이번 당무감사는 선출직평가에 포함된 지역활동 평가를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거부한 것이다. 통상적인 당무감사라면 거부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적인 정당, 통합되는 정당을 위하는 충정에서 소극적 저항으로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 의원은 '도당위원장을 자진사퇴하라, 그러지 않으면 지역 국회의원들이 중론을 모아 대응하라'는 문대표 지시에 대해 “이런 이유에서 당무감사 거부가 징계사유가 될 수도 없는 것이지만, 징계를 하고 싶다면 징계절차를 밟으면 될 일”이라며 “그런데 사퇴를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으면 대응하라? 각목이라도 들고 몰아내라는 이야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재인 대표께 분명히 요구한다"며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라. 그러면 저도 도당위원장직에서 바로 물러나겠다”라고 강조했다.

    전남도당 위원장 황주홍 의원도 "평가위원들 상당수가 권위와 명망과 균형적 공인성을 지닌 분들이라고 보기 어렵다. 몇몇 분을 제외한다면, 전혀 알려진 바 없는 미지의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며 "검증 과정도 전혀 없었고, 그래서 신뢰와 확신감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황 의원은 "문재인 대표야말로 하위 20%에 포함될 '0순위'가 틀림없을 것"이라며 "문재인 의원의 본회의 출석률과 상임위 출석률은 70%대, 60%대로 최하위권"이다. 입법 활동은 법률안을 고작 4건 대표 발의해서 완전 꼴찌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나는 개인적으로 평가위의 평가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혁신위가 엉터리였고, 혁신안이 엉터리였고, 선출직 평가 기준 역시 엉터리였기 때문"이라며 "문재인·김상곤 합작품이었던 혁신안은 당내 소수 비판세력 제거용 단순 '흉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해묵은 당내 계파갈등을 치유할 해법으로 제시했던 문재인-안철수 제안이 서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문-안 연대' 가능성은 물 건너갔다. `혁신 전대 카드`를 놓고 세 대결 양상을 보였던 친노-비노 갈등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커졌다”며 “안 의원과 함께 비노 의원들의 연쇄탈당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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