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의 독선 ‘마이웨이’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5-12-08 12: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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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이 당내 갈등으로 어수선하다.

    혁신전당대회 제안을 거부당한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대표에게 “더 이상 묻지 않겠다”며 부산으로 내려간 데 이어 비노계 주승용 최고위원마저 8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공식선언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날 문 대표와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당을 단합시키기 위한 방안과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으나 대표에게는 당을 살리고, 화합을 위한 진정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먼저 책임지고 결단하겠다"며 "문재인 대표께서 당을 살리기 위해 결단해주셔야 한다”고 사실상 동반퇴진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건 신호탄에 불과했다.

    주 최고위원 사퇴 이후에도 최재천 정책위의장, 정성호 민생본부장이 순차적으로 당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노 진영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에게 안철수 의원이 제안한 혁신전당대회 개최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탈당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하게 압박했다.

    문병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분당되고 신당이 만들어지면 결국은 역대 최악의 대표가 될 것”이라며 “(문 대표가)안 전 대표의 제안을 쉽게 거부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안철수 의원의 거취에 대해 “지금 분위기로 봐선 (탈당밖에)다른 선택이 없을 것 같다”며 “탈당 명분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문재인 대표를 향해 “당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마이웨이’로 고집한 것은 지나치게 자폐적인 당 운영”이라고 쏘아붙였다.

    최 의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어떤 정치적 사안에 대한 책임성을 파악하고 당 운영의 민주성이 담보가 돼야하는데 그런 점에서 대단히 취약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지원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도층과 젊은 세대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안 전 대표의 탈당은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고 당과 문재인 대표의 지지도에 치명타를 가하리라 확신한다"며 "이것을 막을 책임은 문재인 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날 구성된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모임(구당모임)’은 이날 오전 첫 모임에서 문대표 사퇴를 전제로 하는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강력 촉구했다.

    이 모임에는 김영환 강창일 김동철 신학용 김영록 노웅래 문병호 유성엽 이윤석 장병완 정성호 박혜자 최원식 황주홍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탈당을 경행할 경우 원내교섭단체의 요건인 20석을 채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실제 문병호 의원은 이번 일요일(13일)부터 1차 탈당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12월 말까지 최소 20명에서 최대 40명의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섭단체 요건만 갖추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80억원 정도의 국고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창당은 생각처럼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게 이들의 판단인 것 같다.

    그런데도 문 대표는 꿈적도 않는다.

    실제 문재인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저와 안철수 대표 간에 승패를 가리는 것이 그것이 단합의 방법 이겠느냐"며 거듭 안 의원의 혁신전대 제안을 거부했다.

    안 의원의 거듭된 ‘재고요청’마저도 문 대표는 단호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문 대표는 “(전당대회는) 분열하는 많은 후유증을 남기는 것이 분명한데 언제 총선을 준비하며 언제 혁신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탈당할 것처럼 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곤혹스럽고 난감하다”고 되레 안 의원의 행태를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표는 안 의원에게 “함께 손잡고 하자는 제안, 다시 한 번 드린다”며 손을 내미는 형태를 취했다.

    분명히 안 의원에게 ‘나갈 테면 나가라’는 식의 독선적 대응을 하면서도 손을 내미는 형태를 취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문 대표는 "'나갈 테면 나가라'가 아니라 '나가서는 안 된다'고 호소 드리는 것이다. 손을 잡자고 호소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어쩌면 문 대표의 ‘꼼수’일지도 모른다.

    실제로는 안 의원과 비노 진영 의원들을 당 밖으로 ‘밀어내기’하면서도, 겉으로는 끌어안는 척하는 것은 분열의 책임을 안 의원과 비노 진영에 전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마이웨이’를 선언한 문 대표의 독선을 안 의원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뛰어 넘을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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