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현상’소멸... ‘손학규 현상’부활?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6-02-16 1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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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제 ‘안철수 현상’은 소멸된 것 같다고 말한다.

    20대 총선에서 ‘제1야당’에 도전하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해 더불어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안 대표 개인의 지지율도 보잘 것 없는 탓이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5일 발표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둘째주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응답률 6.3%.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p,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12.9%로 창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새누리당 지지율 39.7%의 1/3 수준에도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야권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25.9%의 ‘반 토막’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지난 1월 둘째 주 여론조사 때에만 해도 20.7%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탔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만에 지지율이 절반 가까이 빠진 것이다. 특히 서울만 놓고 볼 때 국민의당 지지율이 정의당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도 안 공동대표 지지율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설문 조사에서 안 공동대표는 11.7%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20.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6.4%)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나 4위인 박원순 서울시장(10.3%)이 맹추격을 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간 지지율을 기준으로 하면 안 공동대표 지지율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반면 박 시장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서 3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실제 지난 12일 일간 지지율을 기준으로 하면 안 공동대표는 11.2%를 기록하며 12.9%를 기록한 박 시장에 추월당하기도 했다.

    이게 한 때 정국을 강타했던 ‘안철수 현상’이라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대체 왜, 국민은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는 것일까?

    ‘새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줄곧 ‘새정치’를 주창해 왔다. 그런데 그 실체가 너무나 모호했다. 어쩌면 안 대표보인도 ‘새정치’가 무엇인지 모르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사실 국민이 바라는 ‘새정치’는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아주 간단하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당체제를 타파하는 ‘제3당 정치’가 바로 새정치다. 그것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탈피한 ‘중도 정치’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제3당’의 길을 걷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중도 정당’의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주도권 다툼에서 밀린 사람들이 모여 만든 ‘또 하나의 더민주’라는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당 공동대표 가운데 한 사람인 천정배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연대 문제에 대해 줄곧 ‘비호남 연대 호남 비연대’를 주창해 왔다.

    한마디로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은 선거연대를 해도 될 만큼 별 차이가 없는 정당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굳이 국민의당을 선택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오히려 양당이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아직 검증이 덜된 국민의당보다는 그래도 제1야당의 근간인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하는 게 덜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리고 ‘중도 정당’이라고 하면서 강경파인 천정배 의원을 대표로 영입한 것도 지지자들은 불만이다.

    거기에 이른바 ‘천신정’가운데 한 사람인 정동영 전 의원까지 영입하겠다니 정말 국민의당이 ‘중도 정당’이 맞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문으로 인해 국민의당 지지율과 안철수 공동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정말 ‘안철수 현상’은 완전히 소멸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안철수 현상은 양당의 기득권 체제를 타파하고, 보수와 진보를 뛰어 넘는 민생을 우선하는 유권자들의 염원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의당이나 안 대표가 유권자들의 기대를 저버릴 경우, 유권자들은 과감하게 등을 돌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대마저 접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유권자들은 분명히 제2, 제3의 안철수 현상이 나타나기를 학수고대할 것이다. 어쩌면 그 현상은 ‘손학규 현상’으로 나타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 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화합을 이끌어낼 적임자가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라는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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