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국민의당은)정동영 전 장관의 영입으로 이미 호남당의 기치를 걸었다, 그래서 당의 간판은 안철수지만 내용은 호남당이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부소장은 22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현재의 국민의당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한마디로 국민의당은 ‘호남 자민련’이라는 말이다.
실제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당은 호남지역에서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앞서지만 다른 지역,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상대가 안 된다.
리얼미터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2명을 대상으로 정당지지율을 조사(2월 3주차)한 결과, 새누리당은 전주 대비 2.0%p 상승한 41.7%로 40%대 지지율을 회복하며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전주대비 0.8%p 오른 26.7%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전주 대비 1.2%p 하락한 11.7%로 안철수 대표의 더민주 탈당 이후 조사에서 또다시 최저치를 갱신했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이 37.7%, 더민주 31.8%, 국민의당 10.7%, 정의당 4.4%로 조사됐다.
국민의당 지지율이 더민주의 1/3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이다.
다만 광주·전라 등 호남 지지율에서는 국민의당(33.7%)이 더민주(25.4%)를 오차범위(۰.1%p) 내인 8.3%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60.5%)와 유선전화(39.5%) 병행 임의걸기(RDD) 방법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5.4%,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0%p다.
국민의당이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일까?
당초 국민의당 창당직전에 인터넷 언론인 돌직구뉴스가 여론조사기관인 조원씨앤아이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국민의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앞섰었다.
그런데 상승 곡선을 그려온 국민의당 지지율이 주춤해졌다. 창당 직후인 지난 달 13일 하루 동안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간 여론조사에서, ‘현재 지지하거나 조금이라도 호감이 가능 정당은 어느 정당이냐’는 질문에 ‘국민의당’이라는 답변이 21.1%로 전주 대비 무려 3.5%포인트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와 비슷한 21.1%로 국민의당과 지지율이 같았다.
이 조사의 응답률은 4.5%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포인트다.
더민주를 앞섰던 국민의당 지지율이 이날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필자는 천정배 의원의 합류를 꼽았다.
실제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와 함께 천 의원을 공동대표로 지명했다. 그것이 국민의당 몰락의 신호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이후 국민의당 지지율은 단 한 차례도 반등시키지 못하고 계속해서 하향곡선을 그렸다.
특히 정동영 전 의원의 영입은 국민의당 몰락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정 의원의 영입 이후 더민주는 26.7%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11.7%로 ‘뚝’떨어지고 말았다.
물론 호남 지역에선 여전히 국민의당이 더 민주를 앞서고 있으나, 그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 불과하다.
이런 모습이 과거 JP가 만들었던 ‘자유민주연합’과 너무나 닮았다.
자민련은 지역적으로 충청권에 기반을 두고 1995년 3월 30일에 창당됐으나, 2004년 제17대 총선의 참패 이후 군소정당으로 전락해 겨우 명목을 유지하다가 2006년 4월 7일 김학원 등 잔류파만 남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흡수 합당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것처럼 국민의당이 호남권을 기반으로 한 ‘제 2의 자민련’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만일 국민의당이 그것을 의도한 것이라면, 즉 천정배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을 영입한 것이 호남 지역 패권정당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일단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전국정당, 나아가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하는 정당이라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자민련’처럼 어느 특정 지역만을 의식한 정당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국민의당이 끝내 이런 깨우침을 얻지 못할 경우 오는 4.13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당에 앞으로 어떤 중요한 자리가 만들어질지 모르지만, 주요직책이 만들어진다면 호남출신들보다는 수도권 지역 출신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게 타당할 것 같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