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문희상-송호창 영입말라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6-02-25 23: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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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1차 컷오프 대상자 가운데 일부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삭줍기 정당’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하위 20%에 든 현역 의원들을 공천 대상에서 배제키로 하고 24일 1차 컷오프 대상을 발표했다.

    그 명단에 오른 현역 의원은 지역구 의원 6명(문희상·신계륜·노영민·유인태·송호창·전정희)과 비례대표 4명(김현·백군기·임수경·홍의락)이다.

    이들 가운데 문희상 의원은 억울함을 토로했으며, 송호창 의원은 "이해 못하겠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 결과를 탈락자들에게 직접 전달한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25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문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 "본인 입장에서는 검찰에 (처남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무관하다고 설명했는데도 그러한 부분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평가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하는 억울함을 말씀하셨다"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밝혔다.

    또 정 단장은 송 의원의 반응에 대해선 "이해를 못하겠다". 의정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됐는지 잘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송 의원은) 재심에 관한 것들을 저와 상의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이 바로 이렇게 반발하는 문희상 의원과 송호창 의원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더민주 공천배제 대상에 오른 송호창 의원 영입 의사를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 컷오프 대상이 된 송 의원과 연락을 했느냐는 질문에 "전화를 했으나 전화기가 꺼져있어 통화하지 못했다"며 "연락해서 함께 (국민의당 합류를)의논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송 의원을 영입하려해서는 안 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그는 지난 해 12월 15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탈당행렬이 이어지던 무렵에 당 잔류를 선언했다.

    사실 송 의원의 그런 선택은 의외다. 정치권은 송 의원이 안 대표와 함께 동반 탈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해왔다. 송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 함께 하기 위해 지난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더민주 전신)을 탈당했고, 당대 당 합당 후 안 의원과 함께 새정치연합에 돌아오는 등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그는 “안철수 의원을 따라 당을 나가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잘라 말했었다.

    그런 그가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한다면 세상이 손가락질 할 것이다. 야권 분열을 우려해 국민의당 합류를 거부했던 그가 이제와 탈당한다면 컷오프 결과에 반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은 빤하다. 물론 그런 식의 이삭줍기가 국민의당에도 별로 득이 될 것은 없다.

    문희상 의원도 마찬가지다.

    국민의당은 전날 김정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의원에게 노골적인 추파를 던졌다.

    김 대변인은 문 의원이 공천대상에서 배제되자 "19대 국회에서 두번이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위기상황 극복에 헌신한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을 배제시킨 것은 예의도, 정치도의도 땅에 떨어진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문 의원을 적극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이 문 의원의 합류를 위한 러브콜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모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문 의원은 갑질논란으로 인해 국민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문 의원도 인정한 사실이다.

    실제 문 의원은 지난 2014년 12월 16일, 당시 김성수 대변인의 국회 브리핑을 통해 "지난 2004년께 미국에서 직업이 없던 처남의 취업을 간접적으로 대한항공 측에 부탁한 사실이 있다"며 청탁 사실을 시인했었다.

    그런 문 의원을 ‘새정치’한다는 국민의당이 받아들이는 것은 스스로 ‘구태정치’를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비록 국회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추락하는 지지율을 끌어 올리고 싶다면 국민의당은 송호창 의원과 문희상 의원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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