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막말파문’, 비박계 국면전환 카드?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6-03-09 10: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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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문표 “정계은퇴 해야”... 김학용 “공천배제 시켜야”
    서청원 “사과하라”...靑 “언급할 사안 아냐” 거리두기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누리당 친박계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막말 녹취록' 파문과 관련, 김무성 대표의 측근 인사들이 대거 들고 일어서는 모습이다.

    이들은 윤 의원의 총선불출마, 심지어 정계은퇴까지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 측근으로 대표적 비박계 인사인 홍문표 사무부총장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윤상현 의원의 막말은 국민에게 부끄러운 것이고, 당원들에게는 죄송할 뿐"이라며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기 때문에 정계를 스스로 은퇴하든지 자기 거취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며 사실상 윤 의원의 정계은퇴를 압박했다.

    특히 그는 윤 의원이 정계은퇴나 총선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을 경우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홍 사무부총장은 “당에는 당헌당규가 있고 이보다 더 작은 막말도 심사를 하고 있다”며 “이것은 작은 문제가 아니고 상당히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아무리 사적인 통화라고는 하나 예민한 시점에 일어난 이 같은 일은 공천과정상 계파간 세력다툼으로 비쳐진다는 점에서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윤상현 의원도 이번사안에 대해서 보다 분명하고 진정성 있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윤 의원을 압박했다.

    김무성 대표는 현재까지 이번 파문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관련 보고만 측근들을 통해 전해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윤 의원의 공천 배제를 명확히 요구하면서 사실상 김 대표의 의중을 전했다.

    김 의원은 전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이 뭉쳐도 모자를 판에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을 넘어 욕설에 폭언, 공천 탈락까지 운운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망동이자 총선을 앞두고 당을 분열시키고 당의 힘을 약화시키는 도저히 용납해서는 안 되는 해당행위"라며 "이러한 발언을 한 의원이 당내에서 공천을 받고 이번 총선에 나간다면 국민들은 우리 새누리당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정말 너무나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전날 채널A는 윤상현 의원이 지인과의 전화통화에서 “김무성 죽여버려”라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보도했다.

    채널A 녹취록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달 27일 통화 도중 “김무성 죽여버려.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 버려’라고 한 거야”라고 말했다.

    해당 녹취록은 당시 윤 의원을 만나러 간 제3의 인사가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27일은 김 대표가 “친박계가 ‘비박계 40명을 물갈이하라’했다”고 정두언 의원에게 말해 이른바 ‘살생부’ 파문이 시작된 날이다.

    당초 채널A는 ‘A 의원’이라고 익명으로 보도했으나 윤 의원이 보도 직후 기자들에게 실명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이름이 공개됐다.

    윤 의원은 “김 대표의 (살생부 발언) 보도에 격분한 상황이었다”며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다 잘못된 말을 한 것 같은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총선을 앞두고 이런 불미스런 일 벌어져 국민께 죄송스럽고 안타깝다”며 “당사자인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직접 찾아가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윤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김무성 대표에 대한 그런 발언은 잘못된 것이다. 김 대표께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데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절대 있어서는 안된 일이 벌어졌다. 당원들에게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 막말 파문에 대한 입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저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 제가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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