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 NEW 제공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김원석, 연출 이응복·백상훈)'가 지난 9일 방송된 5회에서 전국기준 시청률 27.4%, 서울기준 시청률 31.2%를 기록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최근 2년 간 시청률 면에서 굴욕을 맛보아야 했던 KBS2 측에선 이번 '태양의 후예'의 이런 기록적인 시청률이 마냥 반가울 따름이다.

▲ 흥행불패 신화 김은숙 작가표 '로코'의 새로운 변주-매력적인 캐릭터

'태양의 후예'는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복귀 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등을 집필하며 시청률은 물론 드라마의 화제성까지 놓치지 않는 최고의 스타 작가다.

'태양의 후예'도 앞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다. 김은숙 작가의 흔한 '로코' 공식대로 남자주인공 유시진(송중기 분)과 여자주인공 강모연(송혜교 분)은 사사건건 부딪히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가 기존 김은숙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그간 그의 드라마에 숱하게 등장했던 '재벌 남자 주인공'과 '캔디형 여자주인공'이다. 드라마의 첫 등장 부터 얼굴에 시꺼먼 위장크림을 칠하고 등장한 유시진은 우리가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에서 흔히 봐왔던 재벌 남자 주인공과는 사뭇 다르게 보였다.

강모연 또한 소위 말하는 '빽'이 없어 교수 임용에 번번히 떨어지자 아예 돈을 벌기 위해 TV에 출연하기로 마음 먹은 외과의사로 나온다. 전작에 나온 여자주인공이었다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어디선가 나타난 남자 주인공에게 어깨를 기대 펑펑 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시진도, 강모연도 그러지 않았다.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유시진은 강모연 때문에 자신의 군인 직업정신을 버리지 않았다. 강모연 또한 유시진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상황파악과 사리분별은 정확히 하는 여성으로 그려졌다.

'태양의 후예'에선 로맨틱 코미디에서 숱하게 등장했던 집안의 반대 때문에 벌어지는 생이별이나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출생의 비밀이 될 만한 암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적을 죽여야 하는' 군인 유시진과 '아군이든 적군이든 생명을 살려야 하는' 의사 강모연이 만나면서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직업적 갈등과 이념의 대립이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는 곧 유시진과 강모연의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로 작용됐다. 김은숙 작가의 화려한 필력과 매력적인 남녀주인공을 필두로 '태양의 후예'의 시청률이 앞으로 어느 정도 까지 치솟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