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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목소리에 점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실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당초 목표치보다 예상의석수를 낮춰 잡는 반면, 국민의당은 되레 목표치를 올려 잡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당초 4.13총선 목표 의석수를 180석으로 잡았었다. 이른바 ‘식물국회법’이라는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의석수가 180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5일 현재 새누리당이 공개한 목표치는 150석으로 하향 조정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최근 서울 용산 황춘자 후보 지원유세 연설에서 “불과 얼마 전까지 야당이 분열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180석으로)좀 욕심을 낸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이거 다 물 건너갔다. 이제는 새누리당 과반 의석 획득을 위해 도와 달라”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도 "자체 분석 결과 이번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획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위기론에 불을 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전국적으로 완전 우세라고 단언할 수 있는 지역이 적다. 현재 판세분석 결과대로라면 진다는 것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우세지역을) 합치면 우리보다 많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전날 오후 늦게 여의도 당사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판세 중간점검에 나선 것도 이런 위기의식 때문이다.
물론 여기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엄살’과 총선 이후 불거질 ‘옥새투쟁’에 따른 ‘김무성 책임론’을 회피하기 위한 사전포석 성격이 다분히 포함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 대표가 ‘엄살’을 부려야할 만큼 상황이 극도로 나빠졌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어떠가.
더욱 참담하다. 당초 최대 130석까지 기대했던 더민주는 이제 '110석+α'로 목표치를 낮추었다.
실제 정장선 더민주 선거대책본부장은 "최근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야권 분열로 경합지역이 확대돼 120석 달성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철희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흐름상 더민주 지지율은 비례대표 파동 이후 바닥을 찍고 상승하고 있다. 보수적으로 보면 총선에서 100석, 지금 추세가 유지되면 '110석+α'를 기대할 수 있다"고 좀 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하지만 더민주의 이 같은 하향조정에 대해 ‘엄살’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는 별로 없다. 새누리당이 180석에서 150석으로 하향조정하자 ‘엄살전략’이라고 지적하던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실제로 더민주의 예상의석수가 맞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그런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국민의당은 너무나 당당하다.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 팽배해 있었다. 그런데 김영환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 "이제 호남은 제압이 됐다"며 "'녹색 돌풍'이 서울로,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목표의석에 대해 襾석에서 최대 40석’이라고 제시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석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배하면 두 배 가량 높아진 셈이다. 물론 조금 과다하게 잡은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최근 당지지율과 함께 안철수 공동대표의 차기대권주자로서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터무니없는 목표치만은 아닌 것 같다. 심지어 호남에서는 이미 더민주 후보들을 압도하며 승기를 잡았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체 국민의당이 이처럼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부터일까?
아마도 야권연대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설 때부터가 아닐까 싶다.
야권연대거부로 국민의당은 20대 국회에서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다당제'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유권자들에게 분명하게 드러냈다.
결국 그런 의지가 호남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나아가 야당교체를 원하는 야권지지층은 물론 새누리당에 실망한 보수층까지 끌어안게 된 것은 아닐까?
결과적으로 국민의당은 사실상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안철수 대표에게는 예전에도 그런 기회가 몇 차례나 더 있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그의 ‘홀로서기’가 이미 때늦은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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