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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은 그야말로 여야 각 정당 후보들이 사활을 걸고 혈투를 벌이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등 차기 대권을 꿈꾸는 각 정당의 전·현직 대표들도 모두 전쟁터에 뛰어들었다.
4.13 총선 결과에 따라 그들의 정치운명도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언론의 관심은 2014년 7.30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전남강진으로 내려가 칩거하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와 지난 3월초 고심 끝에 정치참여에 선을 그었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향하고 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손사래’치며 한발 물러서 있는 상태다. 사실상 이번 총선과 무관한 인사들인 셈이다. 따라서 총선국면에서 그들이 언론의 관심을 받을만한 일은 별로 없다.
그런데도 언론은 그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4.13총선을 움직이는 '큰 손'으로 불기도 한다.
실제 손 전 대표가 7일 칩거 중인 전남 강진을 떠나 상경, 남양주시에서 열리는 다산연구소 주최 행사에 참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손학규 모시기'에 힘을 쏟고 있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물론 모든 언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남양주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역을 찾아 묘제·헌다례에서 처음으로 술잔을 올리는 초헌관을 맡는다. 이어 '다산 정약용에게 배우는 오늘의 지혜'라는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바로 그 특강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그가 지난달 30일 더민주 임종성 후보(경기 광주을)의 부친상 조문차 상경해 측근인 이찬열(수원갑)·김병욱(성남 분당을) 후보의 선거사무소에 들러 지원사격을 할 때는 '정계복귀설'까지 흘러나왔었다.
앞서 국민의당 김성식(서울 광악갑) 최고위원의 총선 출정식에 축사를 보내 “김성식 후보는 인간적으로 맺어진 손학규의 후배”라며 지지를 당부한 사실이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지난 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손 전 대표에 대해 "당에 꼭 필요한 분이고 지향점이 같다"며 "(영입을 위해)계속 노력하겠다"고 '공개구애'한 것은 이런 손 전 대표의 영향력 때문일 것이다.
비록 손 전 대표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정운찬 전 총리의 행보도 관심사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터 러브콜을 받았던 정 전 총리가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총선 후 정치권에 입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그는 5일 서울 강남을에 출마한 전현희 더민주 후보의 선대위 고문을 맡아 수서역 거리유세에 나섰고, 그 다음날인 6일에는 서영교 더민주 서울 중랑갑 지원유세에 나섰다.
오는 9일에는 제주를 찾아 제주갑 서귀포을에 나서는 더민주 강창일 후보와 서귀포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정 전 총리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후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 전 총리는 그들 가운데 일부 후보를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대체 왜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여야 전.현직 당 대표가 아니라 총선과 거리를 두고 있는 인사들이 더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일까?
집권당 김무성 대표와 제1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차기대통령 감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나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모두 10%대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어쩌다 20%대에 올라섰다고 해도 20%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대안인물을 찾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 대안인물이 바로 손학규 전 대표와 정운찬 전 총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어떤 점이 국민의 마음을 잡아끄는 것일까?
응집력이 강한 반면 배타적인 성향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친노 정치인과는 달리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는 ‘개혁적 중도’성향을 지녔기 때문이다.
특히 손 전 대표는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치러진 총선 이후 진통을 딛고 야권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마디로 손 전 대표는 야권통합 대권주자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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