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꼼수’버리고 ‘원칙’지켜라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6-04-27 14: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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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4.13 총선 이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3당이 ‘원칙’을 지키기 보다는 ‘꼼수’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고 안간힘이다.

    새누리당은 탈당파 당선자들의 복당문제로 시끄럽다.

    새누리 탈당파 당선자들은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아예 경선에서 배제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생환한 사람들로 유승민 의원과 윤상현 의원 등 모두 7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27일 현재까지 새누리당 복당의사를 밝히거나 신청한 무소속 당선자는 강길부·유승민·안상수·윤상현·장제원 등 5명이다. 나머지 주호영·이철규 당선자는 복당시기와 방법 등을 놓고 저울질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아직까진 복당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지 않다.

    어쨌거나 지금까지 복당의사를 밝힌 5명만 복당시켜도 새누리당은 곧바로 원내 1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원칙이 아니다. 민심은 새누리당이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하도록 회초리를 들었다. 그런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감내해야 한다. 그것을 ‘꼼수’로 뒤집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김선동 당선자가 이날 <시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묵묵히 국민이 내린 벌을 감내하는 자세를 먼저 보여야 한다”면서 "인위적으로, 정치 공학적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복당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탈당파들의 복당을 주장하는 것은 아무리 그럴 듯한 미사여구를 늘여놓더라도 결국은 ‘원칙’대신 ‘꼼수’를 부리자는 것으로 결코 옳은 방식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원칙’을 지키지 않고 ‘꼼수’를 부리려하기 때문에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 당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른바 ‘김종인 추대론’이니 ‘전당대회연기론’이니 하는 것은 원칙이 아니다.

    당헌당규에 따라 당초 예상됐던 것처럼 7~8월에 전당대회를 열고 경선을 통해 당 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게 정상적인 모습이다. 그렇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실상은 어떤가. 한동안 김종인 대표의 ‘합의추대’문제로 시끄럽더니, 그게 여의치 않자 슬그머니 ‘전대연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그게 그거다. 실제 더민주는 5월3일 당선인·당무위 연석회의서 전당대회시기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런데 '전당대회 연기론'은 현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으로 말만 바꾸었을 뿐 사실상 ‘김종인 합의추대’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김종인 대표가 합의추대에 의해 새로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나 전대연기를 통해 그대로 대표직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나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가.

    당 대표가 되고 싶으면 당당하게 예정된 일정에 맞춰 경선을 하면 되는 일이다. 그게 민주정당의 기본 원칙이다. 그런데 대표는 하고 싶고, 문재인 전 대표와 그런 밀약까지 있었지만 당원과 대의원 등 당 구성원의 지지를 받을 자신이 없다보니 자꾸 ‘꼼수’를 부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원칙이 아니다.

    오죽하면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이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임시적 체제니까 정상화 하는 게 맞다"며 "너무 당연한 일을 여러 가지 이유와 핑계로 하자는 것은 당내에 또 다른 분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겠는가.

    더구나 현재 더민주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전대 연기론’과 ‘김종인 합의추대설’은 모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이 가능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이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민주 당헌ㆍ당규에 대한 변호사의 해석문을 올렸는데, 당 지도부(집행기관)는 2차 혁신안에 따라 총선 직후 전대를 개최하여 지도부를 구성할 의무가 있고 이에 반하여 특정인을 당대표로 합의 추대할 경우에 그 직무집행의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2개월 이내 전당대회 안할 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원칙대로 하지 않고 ‘꼼수’를 부렸다가는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의당 역시 전대연기를 통해 안철수-천정배 투톱체제를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이런저런 설명을 하고 있지만, 역시 원칙은 아니다.

    문제는 정치권에서 ‘원칙’을 지키려는 사람들보다 ‘꼼수’를 부리는 사란들이 현실적 더 잘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꼼수’에 능한 사람들이 언론프레이도 잘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언론인들이 ‘꼼수 정치인 도우미’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언론인으로서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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