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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는 지금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날까지 제대로 국정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항상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문제다.
이번에도 박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무더기로 말썽을 일으켰다. 최경환 의원과 윤상현 의원에 이어 현기환 전 정무수석까지 20대 총선 당시 직간접적으로 공천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앞서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지난 18일 서청원 의원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나선 김성회 전의원에게 ‘지역구를 바꾸라’며 압력을 넣는 윤상현 최경환 의원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 의원은 예비후보에게 “사람이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자꾸 붙으려고 하고 음해하면 XXX도 가만 못 있지”라며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우리가 도와드릴게”라고 말했다.
특히 윤상현 의원은 해당 예비후보에게 “내가 형에 대해서 별의별 것 다 가지고 있다.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안다”라며 협박성 발언까지 내뱉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엔 현기완 전 정무수석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이 총선 공천 과정에서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가서 (서청원) 대표님한테 ‘대표님 가는 데 안 가겠다’고 똑같이 말해라”며 지역구 변경을 종용했다. 또 현 전 수석은 김 전 의원에게 “저와의 약속은 대통령한테 한 약속과 똑같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공천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인상을 준 것이다.
참 기가 막힌 사람들이다.
“별의 별 것 다 가지고 있다”며 마치 국가권력기관이 특정 정치인을 사찰이나 한 것처럼 느껴지는 발언으로 상대를 협박한 윤상현 의원도 한심한 사람이고, 자신과의 약속은 대통령의 약속이라고 허풍을 떤 현 전 수석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디 그뿐인가.
이번엔 연일 우병우 민정수석과 관련된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우 수석은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를 상대로 법정소송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실제 우 수석은 곧바로 언론사를 고발했고,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수사에 들어갔다. 그러자 야당에서 일제히 그의 사퇴를 욕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우 수석은 "정무적으로 책임지라고 하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어쩌면 정말 우 수석은 잘못이 없는지도 모른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다. 대통령 주변에서 일하다보면 때로는 모함도 받고 때로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실제로 그런 사례를 종종 봐 왔다.
하지만 민정수석은 막강한 자리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민정수석에 대해 “대한민국 권력기관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다 받는 것은 물론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활동 방향 같은 것을 설정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힘이 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 수석은 비록 조금 억울한 일이 있더라도 사퇴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검찰까지 지휘하는 위치에 있는 민정수석을 과연 수사기관이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국민들 속에서 생겨나고 있는 마당이다. 즉 민정수석의 해명이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그 자리에서 물러나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자리를 그냥 지키고 앉아 있겠다니 걱정이다. 그런 태도가 대통령에게 얼마나 누를 끼치고,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에 장애가 되는지 정녕 모르는 것인가.
박승춘 보훈처장도 그렇다.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그는 이미 야당으로부터 3번씩이나 해임결의안이 제출됐던 사람이다.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자진사퇴함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국민의 뜻은 다를 수도 있다”는 말로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이렇듯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을 뿐, 대통령을 위해 기꺼이 물러나겠다는 충정을 지닌 사람들이 안 보인다.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요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 주변인들의 잘못으로 대통령이 상처를 입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 여파가 국민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국민의 삶의 질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참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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