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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번 8·27 전당대회는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에 의한 문재인을 위한 문재인의 당’이라는 사실을 재확인 하는 친문(親文,친문재인)잔치가 될 것 같다.”
이는 더민주의 당권주자들이 서로 "내가 진짜 친문"이라며 문심(文心, 문재인 마음)잡기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지켜보던 어느 책임당원의 한숨 섞인 목소리다.
실제 이미 출사표를 던진 추미애 송영길 의원은 물론 곧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진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등 3명의 당 대표 후보 모두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사실 이들 당권주자들은 ‘친노’가 아니다.
우선 추미애 의원은 민주당 분당 당시 열린우리당과 합류를 거부한 채 민주당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조순형 당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과 함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무현 탄핵안’을 가결시켰으며, 추 의원은 민주당 대표로 총선을 지휘한 바 있다. 사실상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있었던 셈이다.
송영길 의원은 어떤가.
역시 친노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실제 그는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그룹의 일원으로 노 전 대통령과 때때로 충돌하면서 대립각을 세웠었다.
김상곤 전 교육감 역시 노 전 대통령 때부터 인연을 맺어 온 친노인사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3명의 당권주자들이 비주류로 분류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들 3명의 당권주자들이 모두 ‘친문’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더민주의 주류는 이제 친노가 아니라 친문인 셈이다.
우선 추 의원은 노골적으로 ‘문재인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실제 추 의원은 문 전 대표를 향해 “굉장히 강한 펀치를 계속 맞는데도 1위를 유지하는 (대선) 후보”라고 추켜 세우는가하면, “당 대표는 대선 후보를 흔드는 사람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면서 ‘문재인 방패’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그가 광주참패에 대해 ‘김종인 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 역시 문 전 대표를 향하고 있는 ‘문재인 책임론’을 희석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송 의원도 마찬가지다. 문 전 대표가 귀국하던 지난 9일 송 의원 부인 남영신 씨가 공항까지 마중 나가 꽃다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송 의원은 추미애 의원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방패’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굳이 감추려 들지 않았다.
실제 그는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선 후보를 지켜줄 깊은 신뢰가 대단히 중요하다", "악의적 흔들기 세력으로부터 대선후보를 강단 있게 지킬 것"이라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낸 바 있다. ‘콕’집어 문재인 전 대표라고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도 곧 '친문 후보'로 출마 선언을 한다고 한다.
실제 김 전 교육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더불어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란 글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어디로 가야 하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금의 우리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가 끝없는 고뇌가 밀려왔다”며 “그리고 결심했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교육감을 더민주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사람이 바로 문재인 전 대표다. 따라서 그는 ‘친문 중의 친문’ 인사인 셈이다.
반면 비주류 비노계인 김부겸 박영선 의원은 물론, 친노계이지만 친문계가 아닌 원혜영 의원 등은 출마를 검토하다가 중간에서 접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정당대회는 ‘친문잔치’가 될 수밖에 없다. 또 누가 당대표로 당선되든 그는 충실한 ‘문재인 호위무사’노릇을 하게 될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문재인에 의한 문재인을 위한 문재인의 당’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지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그런 성격의 정당이 과연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이른바 ‘집토끼’를 단속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정권을 재창출 할 수 없다. ‘산토끼’를 잡아야 하는 데, 그러자면 표의 확장성을 지닌 정치인이 대선주자로 나서야 하는 데, 필자가 판단하건데 문재인 전 대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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