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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서 '온라인 입당'을 했던 당원들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한다.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인터넷으로 당원 가입이 가능해진 이후 현재까지 유입된 온라인 당원의 수는 10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사실상 ‘문재인 세력’인 셈이다.
그런데 전대를 앞두고 있는 최근 이들이 자신들이 가진 표의 위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대의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고 한다.
실제로 당의 8·27 전대 대의원 모집기간이었던 21∼22일 SNS 공간에는 "자신을 대의원으로 추천해달라"는 당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더민주 당 대표 경선은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30%, 여론조사 25%를 합산해 반영하는 만큼, 대의원들이 행사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전국 대의원이 되려면 권리당원 1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일부 온라인 당원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추천인을 모집해 대의원을 신청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 그러니까 온라인 당원들은 대부분 친노(親노무현)ㆍ친문(親문재인) 성향이다. 따라서 더민주에서 당권주자가 되려는 사람이나 대권주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이들 온라인 당원들의 눈치를 봐야만 한다.
그럴지 않아도 이번 전대에서 후보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친문진영을 향해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최대계파가 친문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라인 당원들마저 친문 성향으로 편중돼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당내에서도 이제 더민주는 ‘문재인 당’이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당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몇몇 지역위원장들이 대의원 구성을 좌지우지해왔던 과거에 비해 당이 훨씬 역동적으로 변한 것이라는 긍정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특정세력이 장악하고 온라인 당원은 배타적이어서 다른 생각을 가진 당원들이 쉽게 들어올 수 없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당원들의 색깔이 지나치게 획일화되면서 표의 확장성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예선에 강한 후보를 만들어 낼 수는 있지만 동시에 본선에선 취약한 후보가 탄생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야당에서 문재인-손학규 후보가 야당 후보 자리를 놓고 격돌할 당시 박근혜 캠프, 특히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팬클럽 등에선 노골적인 ‘문재인 역선택’ 움직임이 있었다.
표의 확장성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문재인을 야당 후보로 만들어야 박근혜 후보가 손쉽게 승리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당시 당 대의원 투표에서는 손학규 후보가 35.1%의 압도적 득표율로 선두를 달렸다. 2위인 문재인 후보와는 무려 10% 포인트이상 차이가 났다. 적극 투표 층이나 모바일 비이용자로 추정되는 투표소 투표에서도 28.7%로 선두였다. 그런데도 그는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다. 유독 모바일투표에서 문재인 후보가 47.8%로 1위를 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당시 모바일 투표엔 문재인 호위세력과 역선택 세력이 동시에 참여했을 것이다.
그 이후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야권후보단일화 과정에서도 박근혜 지지클럽에선 역선택 움짐임이 나타났다. 표의 확장성이 상당한 안철수 후보가 승리하면 박근혜 후보가 위험해 질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움직임이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로 하여금 자진해서 후보를 사퇴할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몰고 갔던 것 같다.
더민주는 이런 정당의 모습으로는 결코 정권을 창출해 낼 수 없다. 배타적 지지세력이 많으면 당장은 좋아 보이지만, 다른 생각을 지닌 갑남을녀의 참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 결과적으로는 손해다.
즉 강력한 집토끼 집단을 형성할 수는 있으나 산토끼를 잡거나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일 수는 없다는 말이다.
최근 어느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동시에 ‘절대로 지지하지 않을 사람’을 묻는 조사에서도 선두를 달렸다는 결과가 나타난 바 있다. 그런 정치인이 우리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되면 국론이 분열되고 국민갈등이 극에 달할 것이란 점에서 우려가 크다. 그런 점에서 더민주의 온라인 10만 당원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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