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필패론-安 쪽박론’vs. ‘손학규 소환론’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6-08-15 12: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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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지금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선 ‘문재인 필패론’과 ‘안철수 쪽박론’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그들이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실질적인 ‘오너’인 까닭에 이런저런 불이익 등을 우려해 방송 등에서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할 뿐이다.

    먼저 문재인 필패론이란 무엇인가.

    현재 각종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 전 대표가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 꼽힌다. 그런데도 안희정 충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제1야당에 당적을 두고 있는 인사들이 하나 같이 문 전 대표와 한판승부를 벌이려고 잔뜩 벼르고 있다.

    실제 안 지사는 취임 6주년 기자회견에서 “불펜투수론을 말한 것은 보조 타이어라는 의미가 아니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후배로서의 예의를 갖춘 표현일 뿐”이라며 “다른 특정 후보의 대체재나 보완재가 아니다”라면서 대권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한마디로 ‘킹메이커’나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구원투수로 나서겠다는 뜻이다.

    박 시장도 “서울 시정이 서울 시정으로만 끝나지 않는 일이 정말 많다”면서 사실상 내년 대선 경선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물론 안지사나 박시장의 경우, 차차기 대선을 위해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출마설을 의도적으로 흘리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근저에는 문 전 대표와 한번 해볼만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을 것이다.

    이들이 친노·친문의 대주주로 꼽히는 문 전 대표와 한번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했다면 거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호남민심에서 찾을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13 총선에서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을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게 빼앗겼다.

    문 전 대표는 총선 당시 광주에서 “호남민심을 얻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고,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었다. 그럼에도 더민주는 호남에서 참패당했다. 광주에선 8석 가운데 단 한 석도 얻지 못했으며, 전남에선 10석 중 가까스로 한석을 얻었고, 적북에서도 10석 중 고작 두석을 얻었을 뿐이다. 따라서 그는 약속대로 대선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대권야욕에 눈이 멀었다. 자신의 약속을 뒤집고 대권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그는 호남과 중도성향의 지지층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표의 확장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이것이 ‘문재인 필패론’이 나오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면 ‘안철수 쪽박론’은 무엇인가.

    최근 국민의당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이 거의 밑바닥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이른바 김수민 의원의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이 국민의당은 물론 안 대표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비록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에 이어 3위 자리를 지켰으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런데 국안철수 대표의 추락은 이게 끝이 아니다.

    김수민 의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왕주현 국민의당 사무부총장이 구속됐다. 따라서 홍보업체 브랜드호텔 대표였던 김수민 의원과 총선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박선숙 의원의 사법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일 그렇게 될 경우에 당 안팎에선 ‘안철수 책임론’이 불거져 나올 것이고, 결국 안 대표는 대표직 사퇴는 물론 차기대선까지 불출마를 선언해야하는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이게 ‘안철수 쪽박론’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그런데 ‘문재인 필패론’과 ‘안철수 쪽박론’은 ‘손학규 소환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실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최근 비대위 회의에서 “당의 문을 활짝 열고 누구든 받아서 치열하게 경쟁하게 하는 대선후보 플랫폼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를 향한 구애의 손짓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박 위원장은 “일련의 벽을 허물기 위해 개정을 제안할 것”이라며 “당헌·당규를 개정해 손학규 전 고문 등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우리를 선택할 수 있는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도 너도나도 손학규 전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는 조만간 정계복귀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손 전 대표의 대선주자로서의 무게가 그만큼 무거워지고 있다는 반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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