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저녁이 있는 삶’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6-09-01 15:02:19
    • 카카오톡 보내기
    편집국장 고하승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이 지방선거를 단일화, 연대에 의지해 치른다는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단일화를 한다면 당장 몇 석은 건질 수 있을지 모르나, (지난 선거에서 단일화의 피해를 본)국민들은 ‘또 똑같은 놈’이라고 (야당을)버리게 된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정치가 잘 되는 것이다. 민주당과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안철수신당이 출범한다면, 알철수신당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자기정체성부터 확립해야 한다.”

    “안철수신당과 민주당이 정정당당한 길을 제대로 가면 둘 다 이기는 것이고, 그냥 편하게 가면 둘 다 망하면서 우리 정치 전반이 불행해진다.”

    이는 지난 2013년 12월 16일, 그러니까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이 합당해 ‘새정치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만들기 이전에 손학규 전 대표가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 모임에서 한 발언의 일부다.

    마치 4.13총선을 앞둔 시점에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대해 조언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왜, 손 전 대표가 4.13 총선 당시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간곡한 지원요청을 그토록 냉담하게 뿌리쳤는지 이제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손 전 대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연대하거나, 후보단일화 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렇게 편한 길을 가면 둘 다 망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정정당당한 길을 가야 둘 다 이기는 선거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어느 한 쪽의 손만을 들어줄 수 없음은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대신 손 전 대표는 더민주 소속이건 국민의당 소속이건 가리지 않고 간접적인 지원을 했으며, 그렇게 해서 무수히 많은 당선자를 냈다.

    이게 손 전 대표의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이후 ‘원내1당’이 되었고, 국민의당도 호남 싹쓸이를 통해 ‘제3당’의 입지를 구출할 수 있었다.

    조만간 정계 복귀가 예상되는 손 전 대표가 지금 ‘제3지대’ 중심인물로 떠오르는 것은 ‘편한 길’이 아니라 ‘정정당한 길’을 갈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제 3의길’을 걸을 것이란 믿음은 그의 다른 발언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정치에 대한 나의 성찰은 국민들의 고단한 삶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승자 독식, 경제의 양극화, 피폐해진 국민의 삶과 사회적 분열을 목격하는 것이다.”

    손 전 대표의 ‘저녁이 있는 삶’은 이런 성찰에서 시작된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 ‘친박 독식’ 지도부와 더민주의 ‘친문 독식’지도부는 사사건건 충돌하는 모양새다. 국민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기보다는 이념을 앞세워 국민갈등을 부채질하고 있을 뿐이다.

    서로가 다음 정권을 창출 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어떤 정부, 어떤 정책을 수립할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어떤 정부가 될 것인가, 어떤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할 것인가,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정권교체를 준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손 전 대표의 말이다.

    아마 그가 전남 강진 토굴에서 내려온다면, 무엇보다도 이런 점에 대해 명확하게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손 전 대표가 생각하는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는 서로 일치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대화하고 타협하는 행위자체라 할 수 있다. 국민과 민생을 중심에 둔다면 나머지 모든 정책 사안들, 정치적 현안들은 타협될 수 있으며, 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지금의 여야처럼 극과 극, 혹은 강대 강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조정하는 것이 정치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손학규 전 대표야말로 ‘중도대통합’의 적임자라는 생각이다.

    그러면 중도정치란 무엇인가. 이념보다 민생을 우선하는 정치다. 손학규 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정치는 국민생활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경제이고, 민생정치다. 긴 말이 필요 없이 먹고사는 문제가 정치의 우선이어야 한다. 대다수 국민의 생존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일이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