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하한가에 ‘손학규 대안론’ 뜨나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6-09-0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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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국민의당 내부에서 ‘손학규 대안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실제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은 5일 "제3지대론이 의미를 가지려면 안철수 대표께서도 마음을 좀 폭넓게 가져야 한다. ‘나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면 제3 지대론도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성엽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정말 정권 교체를 진심으로 바라고 원한다면 다들 마음을 비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야만 통합이든 제3지대론이든 현실적으로 위력을 발휘할 수가 있는 것이지 스스로만을 고집해서는 통합도 어려운 것이고 제3지대론도 힘을 받기가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같은 당 이상돈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손학규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 입당하면 우리 당에 힘이 된다"면서도 “그러나 일찍 입당하기 보다는 국회 밖의 세력과 여론 등을 움직이는 등 판을 한번 흔들어야하지 않겠나. 외부에서 정치판을 흔들어야 민심과 여론이 더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과 이 의원의 말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런 것이다.

    이들은 모두 제3지대론의 성공 필수요건으로 ‘손학규’를 꼽고 있다. 즉 손 전 대표가 있어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패권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거대 양당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단단한 ‘제3지대’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또 그러기 위해선 손 전 대표에게 자꾸만 국민의당에 들어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당 밖에서 정치결사체를 만들어 기존 정치판을 흔들 수 있도록 협력해주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견해는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당 지도부의 생각과는 조금 다르다.

    현재 당 지도부는 제3지대 정계개편론의 중심에 국민의당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독일방문을 마친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협치를 통한 합리적인 개혁으로 독일이 지금은 유럽의 강국이 됐다"며 "우리의 미래도 양극단을 제외한 합리적인 개혁에 동참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가야만 한다"고 거듭 ‘제3지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달 28일에도 광주에서 새누리당 친박과 더불어민주당 친문을 ‘양극단’이라고 비판 한뒤 "국민의당 중심으로 정권 교체하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마디로 국민의당이 제3지대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손학규 전 대표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정운찬 전 총리 등 외부인사 영입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것은 욕심이다. 최근 호남민심도 심상치 않다.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호남지역 28석 중 무려 23석을 석권했다. 특히 '야권의 심장'인 광주에서는 국민의당이 8석을 싹쓸이 했다. 그런데 지난 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충격적이다.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도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급기야 한 달 만에 더민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지난주 대비 6%p 급락해 17%를 기록했다. 더민주(36%)보다 19%p 낮은 수치다. 더민주는 지난주보다 4%p 올랐다.

    지난 8월 2주차(9~11일 조사)에서는 국민의당 27%대 더민주 28%로 박빙이었으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30일~9월1일 사흘간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9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RDD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추세라면 국민의당이나 안철수 전 대표가 중심이 된 제3지대론으로는 판을 키울 수 없다. 지금 국민의당 내부에서 ‘손학규 대안론’이 솔솔 풍겨져 나오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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